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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BTS가 내 것을 베꼈다? 그런 말 한 적 없어"

2024.04.25 17:42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한 배임 의혹에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4.25/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하이브 레이블이자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탈취 시도 등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방탄소년단이 내 것을 베꼈다?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밝혔다.

민희진 대표는 법률대리인인 세종 측과 함께 25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긴급 기자 회견을 갖고 자신을 둘러싼 혐의에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날 민 대표는 화장기 없는 얼굴과 캡 모자를 쓴 편안한 옷차림으로 등장했다.

이날 민 대표는 "하루 이틀 지옥에서 살았다"라며 "여러 가지로 성찰을 하게 됐다"라고 운을 뗐다.

이날 민 대표는 '프레임'을 강조했다. 민 대표는 "사담을 진지한 무언가로 포장해서 매도하는 의도가 궁금하다"며 "여러분 카톡을 다 열어서 프레임이 맞춰 끼우면 전혀 별개의 것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이 내(민희진 대표) 것을 베꼈다'는 말을 했다는 주장이 인데 대해선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라며 "하이브가 명예훼손을 피하려는 건지 '방탄소년단이 내 것을 베꼈다는 취지로'라고 썼더라, 모르는 사람들은 나를 프레임을 씌워서 볼 것이다, 경영권 침탈을 하려는 사람으로 상상하게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22일 어도어 일부 임원들이 '탈(脫) 하이브 시도' 정황에 감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하이브 어도어 이사진에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민희진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하지만 민 대표는 하이브의 또 하나의 레이블인 빌리프랩 소속의 신예 걸그룹 아일릿이 뉴진스의 여러 부분을 카피했다며 이른바 '아일릿 뉴진스 카피 사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뒤, 해임을 통보받았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하이브는 어도어의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해 민희진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 일부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고, 25일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 감사대상자 중 한 명은 조사 과정에서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자산을 증거로 제출하고 이를 위해 하이브 공격용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인정했다.

대면 조사와 제출된 정보자산 속 대화록 등에 따르면 민희진 대표는 어도어 경영진들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지시에 따라 아티스트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또한 '글로벌 자금을 당겨와서 하이브랑 딜하자', '하이브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크리티컬하게 어필하라', '하이브를 괴롭힐 방법을 생각하라'는 대화도 오갔다.

하이브는 또 이날 오후 추가 공개한 감사 과정 입장에서 민 대표가 심각한 '주술 경영'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인사, 채용 등 주요한 회사 경영사항을 여성 무속인에게 코치받아 이행해 왔으며, 이 무속인은 민 대표의 가까운 친족이 혼령으로 접신한 상태라며 민 대표와 카카오톡으로 경영 전반을 코치해왔다고 밝혔다. 하이브가 공개한 '주술 경영' 대화록에 따르면 해당 무속인은 지난 2021년 "3년 만에 회사를 가져오라"고 한다. 또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해 민 대표는 "아니 기본기가 너무 없고 순전히 모방, 베끼기"라고 하자 무속인은 "베껴두 돈되게 하니까 배워"라고 했다. 무속인이 "방가X도 지가 대표아닌데 지가 기획해서 여기까지 된거 아냐?"라고 물을 때에는, 민희진 대표는 "사실 내꺼 베끼다가 여기까지 온거지 ㅋㅋㅋㅋ"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대화가 2021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당시 가장 성공가도를 달리던 방탄소년단이 본인을 모방해 만든 팀이라는 주장을 한 셈이다. 민 대표가 맡고 있는 어도어의 뉴진스는 지난 2022년 데뷔했다.

하지만 민 대표는 24일 보내온 답변서에서 이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해당 자료들을 근거로 관련자들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25일 고발할 것임을 알렸다.

한편 어도어는 지난 2021년 방시혁이 의장으로 있는 하이브가 자본금 161억 원을 출자해 만들어진 회사다.
현재 민 대표는 어도어 주식 18%(57만 3160주)를 보유해 어도어 2대 주주다. 지난해 1분기 하이브는 100% 보유 중이던 어도어의 지분을 80%로 줄였다. 민 대표는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어도어 지분 18%를 매입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