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1) 최일 허진실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대전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20대 형제가 주권을 행사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29살인 이모씨는 두 살 터울 동생과 함께 이날 동구 대동종합사회복지관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았다. 이들과 동행한 사회복지사는 “장애가 있어도 투표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갖는 기본 권리”라고 강조했다.
이씨 형제는 투표소에서 10㎞ 정도 떨어진 서구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거주하고 있지만 소중한 한 표를 던지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주민등록지인 대동으로 이동해 왔다.
이들은 기표소 앞에서 멈칫거리거나 투표함을 지나치며 우왕좌왕하기도 했지만 사회복지사와 투표사무원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생애 첫 투표를 한 후 어려운 숙제 하나를 마무리한 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의사 소통이 쉽지 않은 이들을 대신해 취재진과 대화를 나눈 사회복지사는 “형제의 투표하는 모습이 다소 미흡해 보일 수 있지만 사회 구성원으로서 권리를 행사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다음부턴 좀 더 능숙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 후보의 공약을 꼼꼼히 살폈지만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위한 정책이 눈에 띄지 않아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대전시선관위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관내 특수학교, 장애인단체·복지·재활시설과 협업해 △민주주의와 선거제도 △올바른 후보자 선택 △투표보조용구 사용법에 관해 설명하고 투표를 체험하는 장애인 유권자 연수를 실시했다. 해당 과정엔 대전맹학교를 비롯한 6개 특수학교 학생과 밀알복지관·행복한우리복지관 이용자 등 230여명이 참여했다.
시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의 의미를 쉽게 안내하고 투표 체험을 꾸준히 실시함으로써 투표 방법을 잘 몰라 권리를 포기하는 장애인 유권자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