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남 창원에서 장기 탈장으로 응급 수술을 해야 했던 영아가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대전에서 수술을 받았다.
8일 대전 건양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2시 30분께 창원에서 생후 3개월 된 여자아기가 서혜부(사타구니) 탈장 증세로 괴사가 발생,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방치했다면 세균 감염.. 생명까지 위협할 상황
전날 오후부터 사타구니가 부어오르기 시작한 뒤 이미 장기 일부가 괴사하기 시작해 종합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창원 지역 인근 종합병원에서는 소아외과 전문의 부재로 수술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을 통해 대전까지 수소문한 끝에 소아외과 전문의가 있는 건양대병원에서 수술할 수 있다는 답변이 왔고, 250여㎞를 달려 3시간 만에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방치했을 경우 세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생명에 위협이 되는 상황이었다.
부모는 아이 사타구니가 불룩하게 부어오른 것을 발견하고 인근 종합병원을 찾았다. “복벽 내부에 생긴 구멍으로 장기 일부가 탈출한 상태”라며 “장기의 혈류 장애로 괴사가 발생해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병원에는 수술할 수 있는 소아외과 전문의가 없었다. 병원 의료진은 인근 지역 종합병원 여러 곳에 연락을 돌렸지만 “소아외과 전문의가 없어 수술이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을 통해 대전 병원에까지 문의를 하게 됐다.
수술 집도한 연희진 소아외과 전문의…"곧바로 보내달라"
연락을 받은 건양대병원 당직팀은 소아외과 전문의인 연희진(31·여) 교수에게 수술이 가능한지 물었다. 새벽 시간 걸려온 다급한 전화에 연 교수는 “수술을 하겠다. 곧바로 아이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병원 인근에서 거주하는 연 교수는 평소 선배·동료 의사들에게 “아이와 관련된 수술은 언제든 연락해도 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곧바로 병원에 나온 연 교수는 의료진에 수술 준비를 지시했다. 어려운 수술은 아니지만, 태어난 지 100일도 안 된 어린아이라 의료진 모두 긴장 상태로 기다렸다. 창원에서 구급차를 타고 달려온 아이는 오전 5시30분쯤 건양대병원에 도착해 곧바로 수술실로 들어갔다. 즉시 수술하지 않으면 감염에 의한 패혈증 등으로 상태가 악화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다행히 1시간 30분가량의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아이는 회복 기간을 거쳐 지난 6일 건강하게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연희진 교수는 건양대 의대(2012학번)를 졸업한 뒤 건양대병원에서 인턴·레지던트 과정을 마쳤다. 세브란스병원에서 2년간의 펠로우십(세부 전공)을 마치고 지난 3월 건양대 의대 조교수로 임용됐다. 건양대병원의 유일한 소아외과 전문의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