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가수 아이유 소속사가 콘서트 부정 거래로 의심돼 억울하게 팬클럽에서 영구제명까지 당한 팬에게 사과했다.
지난 3일 아이유 팬이라고 밝힌 A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최근 아이유 콘서트 티켓을 예매했다가 티켓 부정 거래 의심을 받고 각종 소명자료를 제출했으나, ‘본인 확인’이 충분히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티켓을 받지 못했고 팬클럽에서도 영구 제명되었다고 밝혔다.
A씨는 “암표를 구매한 것이 아닌, 친구가 예매를 도와준 것인데 멜론 티켓으로부터 부정 티켓 거래가 의심된다는 메일을 받았다”라며 “이를 소명하기 위해 신분증은 물론 티켓 입금 내역, 공식 팬클럽 카드, 티켓팅을 도와준 친구와의 대화 내용 등 여러 자료를 보냈다. 이후 공연 관람이 가능하다는 문자를 받았고 더 이상 문제가 없다고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그런데 공연 당일 현장을 찾은 A씨는 현장 스태프에게 추가 본인 확인을 요청 받았고, 그 자리에서 공인인증서 등으로 여러 요청에 응했지만 ‘대리 티켓팅’으로 판단 받아 결국 공연장에 입장하지 못했다. 이 일로 팬클럽에서도 영구제명됐다.
A씨는 소속사가 단속 중인 부정 거래 및 판매, 대리 티켓팅이 아닌 자신이 예매한 티켓에 친구가 입금만 해준 방식이었는데 억울한 누명을 쓰고 환불조차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 보호원에 피해구제 신청을 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A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A씨가 친구 도움을 받아 티케팅에 성공한 것을 ‘대리 티케팅’으로 간주해 ‘부정 거래’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치열한 예매 경쟁이 예상되는 콘서트 표를 공식 예매처가 아닌 곳에서 거액의 웃돈을 얹어 거래한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예매 확률을 높이기 위해 가족, 친구, 지인의 도움을 받아 티켓을 예매한 것까지 문제 삼는 것은 ‘부정 거래’를 막겠다는 본래의 의도에 부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아이유 소속사는 “당사의 공식 메일을 통해 부정 티켓 거래 시도 및 양도 확인 제보가 대량으로 접수됐다. 그 중에서 ‘친구 아이유 콘서트 용병해 줬는데 좋은 자리 잡아서 뿌듯’하다는 게시물이 X(구 트위터)에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병’이란 의미는 개인의 사정으로 인해 본인 대신 티켓팅에 참여할 사람을 지칭하는 것을 뜻하며, ‘대리 티켓팅’ 의심으로 분류되는 키워드”라며 “현장에서 추가 판단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는데, 공연 당일 A씨의 추가 소명 결과 부정 티켓으로 확인돼 공연 관람을 허락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이유 소속사는 부정 티켓 예매를 철저하게 단속하는 ‘암행어사 제도’를 시행 중인 상태다. 이를 통해 암표 매매가 적발될 경우 팬클럽에서 영구 퇴출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이같은 제도의 허점을 인정하며 일부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3일 아이유 소속사 이담 엔터테인먼트는 공식 팬카페를 통해 “‘암행어사 제도’는 당사와 멜론티켓, 공연팀 모두 부정 거래를 조금이나마 더 방지하고자 도입한 것이었기에, 이번 일로 인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해당 팬 분께서 응대 과정부터 이번 공지까지 불쾌함을 끼쳤다면 진심으로 사과의 말을 전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이른 시일 내 원만히 합의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국소비자원 접수 건 역시 최선을 다해 성실히 임하겠다”며 “공연 티켓 예매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팬분께도 송구의 말씀 함께 올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