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드라마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꾸준한 다작 행보 속에서 호불호가 엇갈리는 평가를 받아왔던 그가 빠른 속도감과 볼거리로 채운 '기생수'를 내놓는다. '장르물 대가'라는 연상호 감독의 수식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4월 5일 공개되는 '기생수 : 더 그레이'(극본 연상호, 류용재/연출 연상호)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전소니 분)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신작 시리즈다.
기생생물이 인간의 뇌를 장악해 신체를 조종한다는 기발한 상상력과 철학적인 메시지로 30개 이상의 지역과 국가에서 누적 판매 2500만 부 이상을 기록한 이와아키 히토시의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한다.
연상호 감독은 '기생수' 사태가 한국에서 벌어진다면?이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원작과 닮은 듯 다른 세계관을 만들었다. 취재진에 사전 공개된 내용은 총 6회 중 3회까지로, '기생수'로 인한 혼란과 깊이 연관된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도를 풀어놨다.
기생생물과 인간 둘의 성질을 가진 변종 수인(전소니 분)과 자기 가족을 찾다 기생수 조직의 비밀을 알게 되는 강우(구교환 분), 그리고 수인을 안쓰럽게 여기며 돌봐주었던 경찰 철민(권해효 분), 기생생물을 완벽하게 제거하려는 더 그레이의 팀장 준경(이정현 분), 철민의 후배(김인권 분)까지, 이들은 각자의 고뇌와 목표를 따라가다 맞닥 뜨리게 된다. 각자의 욕망과 생존이 충돌하는 상황 속 공존은 가능할 수 있을까.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기생생물의 비주얼과 파괴력은 시선을 빼앗기 충분하다. 사람이 가득한 클럽에 기생생물이 등장하는 첫장면은 더욱 폭발력있고 빠른 속도감을 예고한다. 인간의 탈을 쓰고 있지만 순식간에 괴생물체로 바뀌는 충격적인 그림, 이들이 가진 공통적인 성질과 습성 등도 흥미롭게 다뤄진다. 기생생물 동족이 구사하는 '어색한 말투'에 적응하면 자연스럽게 '기생수' 세계관에 빠져들 수 있다.
한국 시청자들에게는 익숙한 배경과 판타지 요소가 어우러지는 그림도 흥미롭다. 또 기생생물들이 생존을 위해 조직을 구성하며 종교 단체의 외피를 쓰는데, 연상호 감독의 전작 설정도 떠오르는 장면이다.
연상호 감독과 오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이 '기생수'에도 총출동했다. '반도' 구교환, 이정현, 권해효, '방법:재차의'의 김인권 등이 주연으로 나섰다. 신예 전소니가 수인 역할을 맡아 남다른 분위기와 매력으로 시선을 집중한다. 구교환 역시 특유의 능청스러운 매력을 보여준다.
영화 '부산행'의 기록적인 흥행에 이어 '염력' '반도' '정이' 드라마 '방법' '지옥' '괴이' '선산' 등 독특한 소재와 이야기의 장르물로 '장르물 대가'로 사랑받아온 연상호 감독. 그가 펼치는 작품 세계는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라는 별칭까지 얻는 등 많은 장르물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작품마다 평가와 흥행 성적이 엇갈리면서 이름값에 비해 아쉽다는 평가도 나왔던 바, 연 감독이 스스로 최애 작품이라는 '기생수'를 리메이크한 '기생수:더 그레이'로는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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