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65년간 극과극 운명 살아온 두 남자, DNA 검사했더니... 반전

2024.03.27 09:24  

[파이낸셜뉴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을 것 같은 ‘병원에서 뒤바뀐 아기’ 이야기가 캐나다에서 실제 일어났다.

27일 국민일보는 BBC, CBC 등 외신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65년 만에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두 남자의 기구한 사연을 전했다.

두 남자는 유복한 환경에서 태어난 이가 불우한 환경에서,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난 이는 반대로 유복한 환경에서 크며 서로 상반된 운명을 살아갔다.

2020년 겨울, 당시 65세였던 캐나다인 남성 리처드 보베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어부 겸 사업가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평생을 아버지가 프랑스인, 어머니는 크리족 원주민이라 믿으며 살아왔다.

보베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혈통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그의 딸은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아버지에게 간단한 DNA 혈통 검사 키트를 선물했다.

DNA 분석 결과 보베의 혈통은 프랑스나 인디언이 아닌 폴란드, 우크라이나, 독일 유대계 혼혈인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 뒤 캐나다 매니토바주 위니펙에 사는 여성 에블린 스토키도 같은 업체 제품으로 DNA 검사를 받은 후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업체는 혈육이 있을 경우 별도로 통보해주는데,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알지도 못하는 혈육(동생)이 있다는 것이었다.

에블린은 DNA 검사 업체 웹사이트의 메시지 기능을 통해 혈육으로 통보된 보베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이들은 서로의 과거를 되짚은 끝에 에블린의 동생 에드워드 앰브로스가 보베와 같은 날 같은 병원에서 태어난 사실을 알게 됐다.

이를 토대로 병원 측 실수로 보베와 앰브로스가 신생아 시절 뒤바뀐 사실을 확인했다. 1955년 매니토바주의 한 지역병원에서 몇 시간 간격을 두고 태어난 두 사람은 병원 직원들의 착오로 보베는 앰브로스의 친부모, 앰브로스는 보베의 친부모에게 보내졌던 것이다.

앰브로스는 자신이 우크라이나 혈통이라고 믿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의 몸엔 캐나다 원주민 피가 흐르고 있었다. 사실을 안 그는 “마치 집에 도둑이 들어 모든 걸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 모든 과거가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보베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술집에 출근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어린 여동생들을 돌봤다. 때로는 음식을 찾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하는 등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반면 앰브로스는 유복한 우크라이나 이민자 집안에서 자랐다. 딸만 셋이었던 그의 부모에게 앰브로스는 보물같은 존재였다.
앰브로스는 “나는 사랑이 넘치는 가정에서 자랐다. 내가 받은 사랑은 모두 보베가 받아야 했을 몫”이라고 착잡한 심정을 밝혔다.

진실을 알게 된 뒤 보베와 앰브로스는 각자 길러준 가족을 소개하고 서로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