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호주서 '인종차별' 폭행 당한 20대 한국인 "백인 남성들이..."

2024.03.26 10:54  
[파이낸셜뉴스] 워킹홀리데이로 호주 시드니를 찾은 20대 한국 남성이 현지에서 백인 남성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러나 호주 경찰은 석 달이 넘도록 가해자들을 못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인 남성 2명이 눈 찢어가며 '스몰 아이즈'라고 욕했다"

지난 2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한국인 오모씨(20대)는 지난해 5월 여행을 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호주로 갔다.

호주에서 생활하던 중 지난해 12월 새벽, 시드니 한 경찰서 앞에서 봉변을 당했다. 백인 남성 2명이 다가오더니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오씨는 "저한테 욕을 하기 시작하는데 막 'XX 타일랜드' 이랬다. 본인 눈을 찢어가면서 '스몰 아이즈'라며 계속 욕을 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오씨가 인종차별을 멈추라고 하자 반대편 길 건너에 있던 또 다른 백인 남성 1명이 뛰어와 오씨에게 날아차기를 하는 등 폭행에 가세했다.

이날 폭행으로 오씨는 오른쪽 눈가가 찢어지고 전신에 타박상을 입어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옮겨졌다.

호주경찰 CCTV 확인도 안해.. 총영사관 도움도 못받아

더 큰 문제는 호주 경찰의 미온적인 태도다. 오씨는 자신이 직접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인근 상점을 찾아다녀야 했다. 시드니 한국 총영사관을 찾아가 봤지만 이곳에서도 이렇다 할 도움은 받지 못했다.

오씨는 "(영사관 직원이) 저랑 대화할 때도 '잘 모르셨겠지만, 인종차별 범죄나 폭행이 굉장히 많이 일어난다'라고 했다. 경찰서 갔을 때 통역 지원도 해주고 그랬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런 모든 게 전무했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측은 "(오씨에) 통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했고 영사관에서 현지 경찰에 CCTV 영상 제공을 요청하는 등 영사 조력을 제공했다"라고 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석 달. 현지 경찰은 여전히 가해자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오씨는 현재 호주 생활을 접고 한국에 돌아온 상태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