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초등학교 1학년 조카를 둔 이모가 급식 사진을 공개하며 매운 음식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가 네티즌들의 빈축을 샀다. 학년 전체가 먹는 식단이기에 모든 입맛을 맞출 수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는데 되레 알찬 급식 구성에 '배부른 투정'이라는 반응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초등학교 1학년 조카를 둔 이모라고 밝힌 글쓴이는 "저학년 반찬에 고춧가루 빨간 음식이 많이 나오냐"고 물었다.
글쓴이가 공개한 급식 구성은 △김치볶음밥, 계란국, 돈가스, 시금치, 포도 △우거짓국, 깻잎장아찌, 닭갈비, 멸치볶음 △부대찌개, 파김치, 부추계란찜, 마늘쫑 △만둣국, 깍두기, 시금치, 버섯볶음 등이었다.
급식판을 찍은 사진도 함께 올렸다. 매운 종류의 음식이 종종 제공되긴 했지만 음식들은 한 눈에 봐도 푸짐해 보였다.
글쓴이는 “매워서 밥을 못 먹겠다고 징징댄다는데 제가 봐도 아이가 먹을만한 메뉴들은 아닌 것 같다. 덜 맵게 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진상으로는 고춧가루가 많이 보이긴 했다”며 “학부모 입장에서는 좀 그렇긴 한데 뭐라 하면 갑질 부모 소리를 들을까 봐 말을 못 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학교도 대부분 저렇게 나오나. 주변에 초등학생을 둔 집이 없어서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학년 전체를 위한 식단이 개개인의 입맛을 모두 맞출 수는 없다는 반응이다.
현직 영양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초등학교 저학년과 병설 유치원 학부모들이 ‘빨간 급식’에 대한 걱정이 많으신 거 알고 있다”며 “일부 초등학생 급식에는 일반 가정에서 먹는 고추장과는 달리 덜 매운 고추장을 쓴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2022년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이 원생에게 매운 급식을 제공하는 것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시민단체 진정에 대해 인권침해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인권위는 “매운맛은 주관적으로 느끼는 부분”이라며 “조리 과정에서 하나의 음식에서 여러 맛이 복합적으로 나기 때문에 매움의 정도에 대한 객관적인 수준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고, 어느 정도의 매움이 아동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인지 기준 마련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