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국내에서 수출된 고등어 대부분을 아프리카에서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영향으로 한국 고등어가 러시아산과 일본산의 대체제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외시장분석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냉동 고등어 수출액은 약 1억666만 달러(약 1422억원)로, 전년(6547달러) 대비 63%가량 급증했다. 국내 고등어의 80%를 위탁판매 하는 부산공동어시장은 지난해 15만2000톤(t)가량을 위판해 7년 만에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목표치 14만t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국내 수출 고등어 대부분은 아프리카로 향했다. 작년 4분기(10~12월) 냉동 고등어 수출 현황을 보면, 아프리카에 있는 가나,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3개국 수출액이 전체의 70.5%를 차지했다. 2023년 연간으로 보면 이들 3개국이 국내 수출 고등어의 60% 이상을 쓸어갔다.
아프리카가 국산 고등어를 선호하게 된 것은 기존 수입국의 문제 때문이다. 원래 아프리카는 러시아와 일본에서 수산물을 많이 수입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의 무역 제재가 심해졌고, 일본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뒤 어선 출항을 줄여 고등어 어획량이 감소했다.
이런 상황 속 국내산 고등어가 가성비를 앞세워 아프리카를 사로잡은 것이다. 국내 연근해에서 잡히는 고등어 중 3분의 2는 씨알이 작은 ‘망치고등어’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는 자체 조업 기술이 부족해 주로 수산물을 수입한다"며 "러시아나 일본 등 기존 주요 수출 국가가 대외 환경으로 자리를 비운 틈을 값싼 국내 고등어가 잘 파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