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절대 회귀하고 싶지 않아요. 유년기가 가장 힘들었고 10대 20대가 가장 힘들었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이 잘 만들어졌던 것 같아요."
배우 공민정이 회귀를 하고 싶냐는 물음에 답변을 하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극본 신유담/연출 박원국 한진선)는 지난 20일 16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최종회는 12.0%(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마무리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된 강지원(박민영 분)이 인생 2회차를 살게 되면서 자신의 운명을 바꿔나가는 이야기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와 박민영, 나인우, 이이경, 송하윤 등 배우들의 열연 속에 인기를 끌었다.
공민정(37)은 극 중에서 U&K푸드 마케팅 1팀 대리 양주란 역을 맡았다. 양주란은 평범한 가정에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지만 소심한 성격 탓에 항상 손해를 보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는 위암 판정과 남편의 불륜으로 무너지려고 하지만 주인공 강지원(박민영 분)의 도움으로 단단해지고 성장하며, 자신을 괴롭혔던 악덕 상사 김경욱(김중희 분)에게 시원하게 대응하는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통쾌함을 선사했다. 또한 강지원, 유희연(최규리 분), 이석준(하도권 분)과도 호흡, U&K푸드 직원들의 케미스트리를 형성하며 극의 한 축을 톡톡히 담당했다.
27일 공민정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N인터뷰】②에 이어>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이정도 인기를 예상했나.
▶저는 예상을 했다. 대본을 봤을 때 많은 분이 좋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을 보지는 않았지만 웹툰 원작 인기는 알고 있었다. 캐릭터 기본 설정만 주어지고 다르게 간다고 들었다. 대본을 봤는데 많은 사람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있었다. 회귀한다면? 내 남편이 나의 가장 친한 친구와 연애한다면? 소재 자체가 재밌었다. 모든 배우가 2회차 인생을 사는 것처럼 최선을 다했다. 드라마와 비슷하게 가는 게 있다고 생각했다.
-극 중 최고의 사이다 장면을 꼽자면.
▶내 관점에서 말하자면, 내가 김경욱 과장에게 '지금 과장한테 반말하지 마!'라고 하는 장면이 스스로 통쾌했다. 남편에게 뭐라고 하는 것은 사이다라기보다는 다른 감정이었던 것 같다. 비참하고 억울한 감정이었다.
-나도 만약 회귀한다면.
▶절대 회귀하고 싶지 않다. 유년기가 가장 힘들었고 10대 20대가 가장 힘들었다. 어릴 때로 갈수록 가장 힘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이 잘 만들어졌던 것 같다. '가장 좋았던 순간으로 회귀할래?'라고 해도 가고 싶지 않다. 다시 돌아가도 힘들게 살았을 것 같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이야기하자면.
▶나인우는 장난꾸러기에 '댕댕이' 같은 성격이다. 친근하고 잘해주는 친구였다. 저도 동생이지만 편하게 대할 수 있었다. 박민영은 오랜시간 업계에서 일하면서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에서 느껴지는 게 있어서 마음이 갔다. 그 친구도 저에게 잘해주고 마음을 열어줘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이이경은 너무 장난꾸러기였다. 저에게 유독 심하게 장난을 쳤다. '너는 지치지도 않냐'라고 할 정도였다. 정말 재밌게 촬영했고, 악역을 했지만 절대 밉지가 않았다. 송하윤씨는 전에 함께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만나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더라.
-드라마 최종 빌런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나에게 최고 빌런은 나의 남편이다. 결이 다르게 다 나쁘니까 답을 못 내리겠다.
-듣고 싶은 수식어나 칭찬이 있다면.
▶믿고 볼 수 있는 배우, 실망은 주지 않은 배우, 마음에 와닿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공감할 수 있고 마음을 터치할 수 있는 배우이길 바란다. 배우를 보면서 위로받을 때가 있으니 그런 연기를 해서 위로를 드리고 싶다.
-과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기 활동을 했다고 이야기했는데.
▶예전에 만둣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일이 없으면 어딘가에서 일을 할 것 같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노동이 주는 힘도 있다. 어느 정도 노동을 하고 밥 먹고 노는 게 내가 원하는 삶인 것 같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가.
▶새로운 시도로 남을 것 같다. 양주란 역에 평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한 감사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