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박민영에게 지난 20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극본 신유담/연출 박원국 한진선/이하 '내남결')은 특별했다. '내남결'은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여자가 10년 전으로 회귀한 '인생 2회차' 운명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는 박민영에게도 배우 인생 2회차를 열게 한 작품이다.
지난 2022년 박민영의 남자친구 강모씨의 자금 횡령 및 주가 조작 의혹 등이 알려지자, 박민영은 곧 결별을 전했지만 후폭풍은 계속 됐다. 복귀작인 '내남결'의 성패에도 큰 관심이 쏠린 가운데, 박민영은 인생 2회차를 사는 여자 강지원으로 열연했다. '내남결'은 시청률 10%대(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고, 방영 내내 화제성 1위를 유지하며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박민영은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직접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아직 다 아물지는 않았다"면서도 지난날들에 대해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바닥을 쳐보니" 현장과 연기가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더 깊이 느꼈다는 박민영. 극 중 강지원의 삶을 살면서 자신 역시 위로를 받았다고. 물질적인 풍요보다 진짜 행복과 의미 있는 삶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됐다는 박민영을 만났다.
<【N인터뷰】①에 이어>
-연기하면서 속이 시원했던 신은.
▶운명을 넘겨야 하는 부분이 챕터2가 시작되는 느낌이었다. '축하해 내가 버린 쓰레기 알뜰살뜰 주운 거'라는 대사 등 내 불행을 넘길 때 가장 속 시원했다.
-엔딩에 대한 만족도는.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했고 최대한 중심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 조금 아쉬움이 남는 것은 있지만 잘 마무리했다고 본다.
-강지원에 대한 응원이 많았는데 힘을 얻었나.
▶힘을 얻기도 했지만 마음을 놓지는 못했다. 드라마를 어떻게 완성해야 할지 끊임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여서 응원의 반응도 다는 못 봤다. 그리고 제가 그렇게 좋은 상황이 아니어서 최대한 멀리하려고 했다. 완전히 체감은 못하다가 나중에 여유가 생겼을 때 드라마를 사랑해 주시고 있구나 느꼈다.
-'내남결'의 성공을 자신했나.
▶자신은 없었다. 재미있던 것은 확실했고 힘이 있었다. 한국적인 드라마이지 않나. 막장이어도 다양한 연령층이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되겠다 싶었다. 순수한 로맨스도 있고 막장이지만 조금은 다른 결의 막장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사실 나는 이걸 막장이라고 생각하고 찍은 건 아니었다. 진지하게 임했고 그게 내가 해야 할 몫이었다.
-강지원을 어떻게 그리려고 했나.
▶(웹툰 원작 드라마가) 세 번째인데 웹툰이 정말 인기가 많았고 재미있더라. 큰 틀이 있으니까 강지원으로서 심리상태, 강지원의 모습 등 스토리라인은 (큰 틀을) 믿고 갔다. 외적으로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비슷한 느낌이어서 위험할 수 있겠다 싶더라. 다시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머리 스타일일까. 나도 실제로 너무 힘들었을 때 단발머리가 하고 싶더라. 그래서 확 잘랐다. 옷차림도 가끔은 과했지만 조금은 새로운 느낌으로 인생 2회차 강지원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그렇게 '독기 룩'이 탄생했다.
-강지원의 오피스룩에 대한 반응이 다양했는데.
▶예방주사룩이라고 하더라.(웃음) 2013년 패션을 찾아봤는데 레오파드, 가죽 스키니, 페도라 등이 있고 메이크업도 세미 스모키 트렌드가 있더라. 그러다 보니 욕심이 과했던 것 같다. 내가 보면서도 좀 덮어주고 싶더라. 스타일리스트와 소통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우리가 둘 다 열정이 넘치다 보니까 어긋난 부분인 것 같다. 드라마적 허용이라는 범주 안에서 '김비서' '기상청' '그녀의 사생활'과 달라지려고 하다 보니까 과한 부분이 있었다.
-사투리 연기가 많은 화제가 됐는데.
▶저희 감독님이 부산 출신이시다. 친구로 나온 배그린씨는 아예 대구 토박이다. 희연 역의 (최)규리도 부산 출신이다. 규리에게 부탁해서 녹음본으로 연습했다. 감독님이 80% 맞는다고 하셨는데 아니더라.(웃음) 이게 나의 역량이구나 싶더라. 외국어보다 힘든 게 사투리인 거 같다. 지방마다 색이 다르고 경상도 안에서 제각각인 게 많아서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다. 귀엽게 봐주시길 바란다. 사투리를 몰라서 잘못된 것도 맞는구나 싶었는데 그렇게 (화제가) 되더라.
-환자 연기를 하면서 37㎏까지 감량했는데 박민영의 절실함이 보인 부분이었다.
▶설정에 '떨리는 앙상한 손' '환자복 사이로 드러난 메마른 뼈' '영혼 없는 동공'이라는 단어들이 있었다. 어떤 드라마든 1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N인터뷰】③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