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세계적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34)가 공화당을 비롯한 미국 보수층 인사들로부터 '음모론'에 휩싸였다.
어느 때보다 치솟은 스위프트의 인기가 11월 미 대선에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 보수층 인사들은 미국프로풋볼(NFL) 선수인 스위프트의 남자친구 팀이 곧 있을 슈퍼볼(NFL 결승전)에서 우승할 것이고, 이곳에서 스위프트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것이라는 등의 주장을 내놓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 더 힐, AFP, CNN 등 주요 외신들은 최근 주요 공화당 인사들을 비롯한 보수층 소셜미디어(SNS)에 '스위프트 음모론'이 퍼져 있다고 보도했다.
음모론의 요점은 스위프트가 '거짓 연애' 등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돕는다는 것으로, 스위프트는 2020년 미 대선에서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비판하고 민주당 소속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공화당 경선에 참여했다가 후보직을 사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나선 비벡 라마스와미는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내달 11일 있을 슈퍼볼 진출권을 따냈다는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29일) 자신의 SNS에 이 같은 '음모론적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다.
그는 당일 "다음 달 슈퍼볼에서 누가 우승할지 궁금하다. 인위적·문화적으로 지지를 끌어올린 이 커플의 대통령에 대한 주요 지지가 있을지 궁금하다"고 썼다. 캔자스시티 치프스는 스위프트 남자친구인 트래비스 켈시가 속한 팀이다.
대표적인 친트럼프 인사인 방송인 마이크 크리스피는 음모론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스위프트와 켈시가 가짜이고 슈퍼볼이 조작됐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며 "이 사실을 믿지 않는다면 당신은 미친 사람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스위프트가 슈퍼볼 하프타임 쇼 무대에 등장해 바이든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2년 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보수주의 운동가' 잭 롬바르디도 SNS에 "슈퍼볼이 조작됐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NYT는 "스위프트가 국방부의 비밀 요원이라는 설,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팬층을 강화하고 있다는 설, 스위프트와 켈시가 NFL이나 코로나 백신, 민주당 등을 위해 모인 인위적 커플이라는 설 등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우는 구호) 측에서 나오는 음모론은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이러한 주장들은 스위프트의 '2억7900만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에 대한 부분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 힐 또한 "아마도 음모론은 지난 대선 이후 확실히 커진 스위프트의 영향력과 권력에 대한 어떤 두려움을 부분적으로 반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AFP는 지난 28일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볼티모어 레이븐스를 꺾고 슈퍼볼 출전권을 따냈을 때, 현장에 있던 스위프트가 켈시에게 키스를 건넸던 것을 두고 "동화 같은 이야기인가? 공화당 의원들에게는 아니다"며 "그들의 지도자 트럼프처럼, 모든 것에 음모론이 있다고 생각하는 우파들은 러브 스토리가 아니라 미국 국민과 11월 대선을 겨냥한 심층 심리 작전임을 감지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스위프트에게 '제임스 본드(첩보물 007 주인공) 악당' 수준의 힘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CNN의 유명 언론인 다나 배시는 "스위프트, 바이든 대통령, NFL을 둘러싼 최신 음모론을 읽으면서 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CNN의 또 다른 보도는 '스위프트 음모론'에 대해 '반지성적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이를 조장하는 인물들이 공화당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그 파급력을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짚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