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청소년은 무죄, 난 벌금 3천만원" 어느 자영업자의 한탄

2024.01.19 07:22  

[파이낸셜뉴스]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아 벌금 3000만원을 내게 생겼다는 자영업자 A씨는 “3일 후 미성년자들이 버젓이 다른 술집을 찾아 다니고 있지만, 미성년자는 무죄고 업주들만 피해를 볼까 봐 신고 못했다”고 하소연 했다.

한번 적발 되고도, 다른 술집 돌며 인증샷 남긴 학생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청소년은 무죄! 난 벌금 3천만 원! 이게 공정한 사회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족발집을 운영한다는 A씨는 “지난해 크리스마스날 오후 10시30분경 가게를 방문한 두 명의 여성에게 술을 판매했다”라며 “여성들은 가게에 들어올 당시 이미 술에 취해 있었고 진한 화장을 하고 있어 아르바이트생은 그들을 성인으로 착각하고 주민등록증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장인 A씨는 주방에서 일을 돕고 있어서 홀에서 일어난 일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여성들은 미성년자였고, A씨 가게는 경찰 단속에 적발됐다.

A씨는 “돈을 벌고자 고의적으로 10대에게 술과 음식을 파는 행위를 할 이유가 없다”며 “아르바이트생의 실수로 처벌을 받게 된 것이 억울하지만 제 가게에서 벌어진 일이니 겸허히 받아들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경찰 적발 이후 청소년들의 태도에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은 몇시간 지나지 않아 “전자담배 찾으러 갈테니까 잘 챙겨 놓으세요”라고 가게에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였다. A씨는 “이날 가게를 찾았던 미성년자 손님 B양의 이름이 특이해 SNS를 검색해보니, 우리 가게에서 적발된 지 3일만에 다른 술집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고 분노했다. 한다.

또 가게 아르바이트생들이 술집에서 그들을 목격하기도 했다며 “보름 동안 돌아다닌 술집만 해도 열 군데가 넘더라. 신고해봤자 미성년자들은 무죄고, 업주들만 피해를 보기 때문에 신고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술 마신 청소년은 무죄, 판매한 업주만 처벌

A씨는 "그런 게시물을 보고도 선도는커녕 해당 가게가 걱정돼 방관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행정사에 따르면 영업정지 2개월의 처분이 예상되며, 기소유예를 받으면 영업정지 1개월로 줄여지는데, 다만 과태료를 내면 영업이 가능하다. 예상 과태료가 3000만원"이라고 했다.

끝으로 A씨는 “어른 행색으로 속이면서 술 마시고 담배 피우는 미성년자들은 나라에서 떠받듯 보호해준다. 생계와 생사까지 걸린 저를 비롯한 자영업자들은 법 앞에서 죄인이 될 뿐”이라고 씁쓸해했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하면 1차 적발 시 영업정지 2개월, 2차 적발 시 영업정지 3개월, 3차 적발 시 영업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을 받는다.


신분증 위·변조, 도용 등으로 청소년인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경우 행정처분을 면제해주는 내용의 구제 조항(식품위생법 제75조)도 있다. 다만 행정처분 면제 사례는 2020~2022년 3년간 194건으로 전체 적발건수 대비 약 2.8%에 그친다.

한편, 대통령실은 지난해 12월 20일 “청소년에게 속아 술·담배를 판매한 영업점의 경우 과징금 등 처벌을 유예하고 구제하겠다”라며 “고의성이 없었고, 선의의 피해를 봤다면 전부 구제할 생각”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