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7년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2'를 통해 이름을 알린 유선호. 이후 그의 도전과 성장은 드라마틱했다. 말간 얼굴과 싱그러운 매력으로 눈도장을 찍었지만 캐릭터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언더커버'에서는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아들을, '거북이 채널'에서는 장애를 가진 인물, '슈룹'에서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계성대군 역을 소화했다.
유선호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에서도 세상에서 노는 게 제일 좋은, 한량 재벌 3세 강태민 역으로 또 한 번의 도전을 했다. 사랑받지 못한 성장환경은 그를 비뚤어진 어른으로 키웠다. 엄마에게도, 형에게도 어긋나기만 하는 태민을 만난 유선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을 입고 존재감을 보여줬다.
뉴스1과 만난 유선호는 '도전'에 더욱 끌린다고 했다. 더 다양한 역할, 다양한 장르를 만나 배우로서도 성장하고 싶다고. 동시에 KBS 2TV 간판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시즌4의 막내로서 친근하고 풋풋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는, 예능과 연기를 병행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라고 했다.
-'열녀박씨'를 잘 마무리한 소감은.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제게도 너무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원래도 내가 나온 드라마를 잘 못 보는 편이고 쉽게 떠나보내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마지막회를 본방사수하지는 못했다.
-배인혁과는 '슈룹' 이후 또 형제로 만났다.
▶기간으로 치면 2년 정도 형 동생으로 지냈다. 형에게 따로 이야기하기는 했는데 낯부끄럽지만, '내 형 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형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처음에 캐스팅이 됐을 때 저도 세영누나, 인혁이형 이야기를 듣고 대본을 보기도 전에 전화했다. 형이 '태민이 누가 할 지 되게 궁금했는데 네가 한다고 하니 너무 좋다'고 하더라. 아직 한다고 안 했는데.(웃음) 그때부터 마음이 많이 기울었다. 형과 같이 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실제보다 나이가 많은 역할인데.
▶나보다 나이가 많은 캐릭터이기는 한데 나이는 나이이고, 저는 제일 처음에 태민이는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라는 점에 집중해서 표현하려고 했다. 어떻게 하면 더 밉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상처줄 수 있을까 그거만 했다. 사랑받지 못하는 비뚤어짐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싶었다.
-감독님은 어떤 모습 때문에 캐스팅했다고 하나.
▶정확하지는 않은데 저에게 여태까지 보지 못한 모습을 보고 싶다고, 제가 연기에 접근하는 방식이 좋았다고 말해주신 걸로 기억한다. 특별한 접근방식이라기보다 캐릭터의 마음을 최대한 이해하고 어떻게 표현하면 잘할 수 있을까 그 점에 집중했다. 그게 정답일지 오답일지 좋은 방식일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걸 기본으로 해서 다가가려고 한다.
-패션도 남달랐다.
▶사랑받지 못한 것에서 오는 공허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 누구보다 화려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불편할 정도로 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설정에는 '화려하다' 정도만 있었는데 제가 더 화려한 걸 원했다.
-진경과의 모자관계에 대해선.
▶(엄마도) 분명 사랑이었을 것 같은데 표현방식이 잘못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엇갈렸다고 해야 할까. 저에게는 그게 사랑으로 와닿지는 않았다. 그래서 노는 게 그렇게 좋았던 것 같고 표현방식도 거칠게 했던 것 같다.
-비뚤어진 재벌2세는 드라마 단골 소재다. 참고한 캐릭터가 있나.
▶되게 많이 이야기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케빈에 대하여'다. 태민이가 그렇게까지 극대화된 것은 아닌데, 결핍의 정서를 참고할 것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다시 봤다 . 그리고 '상속자들'도 봤다. 참고할만한 인물들이라고 생각했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도 참고를 많이 했다.
-전작 '슈룹'에서는 성 정체성 혼란을 겪는 왕자를, 이번에는 비뚤어진 재벌2세다. 쉽지 않은 역할들이다.
▶도전을 하는 것이 스릴도 있고 재미있다. (슈룹에서) 정체성에 혼란이 있는 인물을 했고 장애를 가진 인물을 연기한 적도 있고, 악령에 씌인 역할도 해봤다. 이번 작품에서 목표는 시청자들에게 미움을 받는 것이었다. 그러면 성공일 것 같더라. 연우를 만나서 성장하는 인물이지만 초반에는 그 누구보다 질타를 받을 캐릭터라고 생각해서, 어떤 미움이 와도 좋겠다. 오히려 미움 받고 싶다 그런 마음이었다.
-원하는대로 미움을 받은 것 같나.
▶시청자분들은 태하와 연우의 편에 서서 보시니까 '쟤 도대체 왜 저러나' '누구 편인가' 궁금하셨을 것이다. 초반에는 미움을 받은 것 같은데 나중에는 아껴주셨다. 내가 볼때 태민이는 누구보다 선한 아이다.(웃음) 사랑을 주었다면 누구보다 따뜻한 아이였을 것이다. 사랑이 없으니까 비뚤게 나간 거다. 태민이는 그 누구보다 엄마가 제일 미웠을 것이다.
-어떤 반응들이 있었나.
▶내가 찾아보지 않으려고 해도 보이는 것도 있고 영상만 봐도 댓그링 있으니까 그 정도는 보게 되더라. '태민이 옷 다 버려라' 이런 것이 웃겼다.
-태민이는 미움을 받았어도 유선호에 대해서는 호평이었다.
▶좋게 봐주신 거는 너무 감사하지만, 제가 봤을 떄는 아쉬움이 많았다. 이번에 유독 아쉬운 게 많았다. 이런 걸 보완하면 성장할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크게 든 게 처음이다. 복합적으로 느껴서 한 부분만 말하기 어려운데 촬영을 7개월 정도 했는데 촬영하면서 느낀 것, 마음 속으로 느낀 게 분명히 있다. 그 부분을 어떻게 하면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아쉬운 것을 확실히 알 수 있고 어떻게 해야 할지 길이 보인달까. 그런 것도 제게는 성장, 발전으로 느껴진다.
-태민과 유선호는 어떤 점이 닮았나.
▶닮은 게 없다. 저는 화려한 삶을 산 적도 없고 옷도 단정하게 입는다.
<【N인터뷰】②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