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MBC가 '밤에 피는 꽃'으로 '사극 명가'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암로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극본 이샘 정명인/연출 장태유 최정인 이창우)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장태유 PD와 배우 이하늬, 이종원, 김상중, 이기우, 박세현이 참석해 극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밤에 피는 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십오년차 수절과부 여화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갓벽남 종사관 수호의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 코믹 액션 사극이다. 출산으로 공백기를 가진 이하늬의 3년 여 만 복귀작이자, '연인',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등으로 최근 안방극장에 사극 열풍을 불러온 MBC가 선보이는 새해 첫 사극으로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특히 '밤에 피는 꽃'은 'SBS 사극 장인'으로 유명한 장 PD가 처음으로 MBC에서 연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장 PD는 "내가 어렸을 때는 방송사가 KBS, MBC 밖에 없었다, 91학번인데 그때 SBS가 생겼다"라며 "반평생 SBS PD였지만 '드라마왕국'은 MBC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살았다, 스타 PD들도 많고 사극 명가 이기도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대선배님의 은덕을 입어서 그 분이 만들어놓은 세트에서 촬영을 했다"라며 "제작 환경이 좋아 '사극은 MBC'라는 생각을 하며 촬영을 마무리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장 PD는 드라마의 무기에 대해 "대본과 콘셉트가 경쟁력이 있기에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더불어 "뭐니뭐니 해도 이하늬가 액션과 코미디를 넘나들며 활약할 예정이고 김상중도 '두 얼굴'로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거다, 이종원도 이 작품을 통해 다시 캐스팅하기 어려운 배우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이기우, 박세현도 새로운 매력을 발견한 것이라 의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드라마의 각 배역은 어떤 기준으로 캐스팅한 것일까. 장 PD는 "사극이지만 가상의 역사를 다루고 있고, 통쾌한 액션과 웃음을 줄 수 있는 드라마"라며 "'과부 역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 했을 때 1순위로 이하늬가 떠올랐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하늬가 "해명이 필요하다"라며 웃자, 장 PD는 "과부 캐릭터를 연기하려면 성숙함과 공감을 느끼게 하는 연기력이 있어야 했고, 액션과 코미디가 다 가능한 사람이어야 했다"라며 "캐스팅이 거의 불가능한데, 이하늬에게 캐스팅을 제안하면서 불가능에 도전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하늬는 우리나라의 재산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장 PD는 "박수호는 꽃미남 종사관으로 연상의 여인과 설렘 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 멜로가 되는 배우가 연기해야 했다, 또 이하늬 키가 172cm라 상대역은 최소 184cm로 입술이 이마에 닿을 수 있는 키여야 했다"라고 했다. 이어 "이종원이 키가 184cm에 얼굴이 너무 작지 않고 남자다웠다, 그리고 첫 촬영에 말을 타고 달렸는데 그만큼 피지컬이 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하늬는 이 작품으로 출산 후 3년 여 만에 복귀하게 됐다. 그는 "오래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라며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이었는데, 대본을 보니 너무 재밌었다, 심장이 뛰는 느낌이었고 현장에 나가고 싶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장태유 감독님이 함께 한다고 해 좋았다, MBC와 SBS 출신 사극 장인의 조합이 신선하고 궁금하더라"라며 "한 수 배워야겠다 싶어서 선택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복귀작을 위해 피나는 노력도 더했다. 이하늬는 "액션스쿨에 가서 연습을 하면서도 무리라고 생각을 안 했다, 미쳐서 5~6개월 작업을 했는데 '갈아넣는다'는 표현을 이럴 때 쓰는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머리부터 발 끝까지 매일 땀으로 젖고 촬영 후에는 손 하나 들기 힘들 정도로 치열하게 일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렇지만 돌아올 수 있는 일터가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라며 "엄마로서 내 꿈을 쫓는 게 이기적인 걸까 고민도 했는데 '밤이 피는 꽃'이 그런 것에 대한 답을 줬다, 내가 연기를 얼마나 열망하는지 '밤에 피는 꽃'을 통해 알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장 PD는 이하늬가 촬영 중 십자인대까지 파열됐다며 그 노력을 전했다.
이종원은 "감독님이 나를 수호로 선택해주셨다"라며 "수호는 단단함과 강인함 남자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촬영을 시작했는데 현장 분위기도 좋아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하늬와의 호흡 역시 좋았다고 전했다.
김상중은 "내가 5년 동안 일이 없었는데, 5년 만에 섭외가 들어와서 하자고 했다"라며 "개인적으로 겨울에 사극 촬영하는 걸 두려워하는데 여름이라 계절적으로도 괜찮고, 전작에 비해 엄청난 신분상승을 해 선택하게 됐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사극에 출연한다는 이기우는 "데뷔 때부터 '넌 사극 못하겠다'는 말을 들어서 못할 줄 알았는데, 좋아하는 감독님, 배우들이 많이 나와 안 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라며 "데뷔 20년 만에 첫 사극이라 긴장을 많이 하고, 사극도 많이 찾아봤다, 촬영을 하면서 덥고 비가 와도 한복을 입은 하루하루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밤에 피는 꽃'은 '연인'의 후속작인데다, KBS 2TV '고려 거란 전쟁'과 경쟁까지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한 부담감이 없을까. 장 PD는 "직전 작품('연인')이 사극이 될 줄 몰랐다"라면서도 "하지만 이제 해가 넘어가 갑진년이 되지 않았나, 우리가 새로운 포문을 여는 의미가 있고 톤 자체가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사견을 밝혔다. 이어 '고려 거란 전쟁'과 맞붙게된 것에 대해서는 "두렵지 않다, 왜냐하면 토요일에 30분만 붙으니까"라고 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편 '밤에 피는 꽃'은 12일 오후 9시50분 처음 방송된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