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솔로지옥3' PD가 한국형 '연프'(연애 프로그램) 클리셰를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솔로지옥3'는 커플이 되어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 섬, 지옥도에서 펼쳐지는 솔로 12인의 솔직하고 화끈한 데이팅 리얼리티쇼로 지난해 12월12일 첫 방송 후 지난 9일 최종결과를 공개했다. 농구선수 이관희가 '사각관계'를 형성하며 매회 화제를 모은 가운데 최종선택에서 최혜선과 커플이 되며 엔딩을 장식했다.
시즌3의 연출자 김재원 PD, 김정현 PD는 11일 오전 서울 삼청동에서 뉴스1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 이들은 '한국형 연프'(연애 프로그램)의 클리셰를 깨고 싶었다면서, 보다 빠른 속도감과 재미를 추구하면서 디테일한 설정들에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또 화제의 출연자와 화제의 장면을 언급하며 프로그램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N인터뷰】②에 이어>
-'나는 솔로 지옥'이라는 평도 나왔다.
▶(김재원) 데이팅이라는 게 글로벌에서 굉장히 보편화되고 오래된 장르이고 한국식 '연프'(연애 프로그램) 라는 하위장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제 그 장르에 식상해진 분들도 있는 것 같다. 이번 시즌에서 한국형 연프의 클리셰를 깨부수자고 생각하면서 준비했다. 가장 흔한 클리셰가 첫날 어색하게 저녁식사하고 앞치마를 매주는, 그런 장면이었는데 요즘 콘텐츠 흐름에는 느리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한국형 데이팅은 첫날 그렇게 데이트하지 않는데, 이번 시즌은 그 두 가지를 바꿨다. 저녁 식사를 없애고 데이트를 하자는 것으로 했다. 어차피 첫날 데이트를 하든, 둘째날 데이트를 하든 첫인상은 결국 변하게 된다. 그걸 좀 압축을 해서 속도감 있게 그리려고 했다.
- '솔로지옥'은 비주얼적으로 어필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이번 시즌에서 '나는 솔로지옥'이라는 반응이 나온 건 '나는 솔로'의 영향도 있나.
▶(김재원) 영향이 없을 수 밖에 없는 게 이건 여름에 찍은 프로그램이고 ('나는 솔로'는) 보지 못했다. 우리는 다른 프로그램보다 우리의 시즌2와 비교를 했다. 시즌2 때 한국형 '연프'(연애 프로그램)같은 느낌으로 갔다면 시즌3는 다른 방향으로 가야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걸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출연자가 20대 여성, 30대 남성의 러브라인 구도가 있었는데, 나이에서 오는 여유가 러브라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김재원) 저희도 연령 균형을 맞추고 싶었는데, 저희가 생각할 때 '매력'을 두고 봤을 때 아쉽게도 (나이에 맞는) 그런 후보가 없었던 것 같다. '연프'가 수십개가 나왔다는데 웬만한 매력있는 분들은 섭외 중복을 피할 수 없었다. 추후에는 연령대를 좀 맞춰서 해봐야 할 것 같다.
-출연자 섭외는 어떻게 하나. 여성 출연자의 경우 미인대회 출신이 대다수였는데.
▶(김정현) 미인대회 출신을 찾아서 꼭 하는 건 아니고 찾아보면 미인대회 출신인 경우가 많았다. 저희도 보기는 하지만 꼭 그런 대회 출신을 우선해서 찾는 건 아니다.
▶(김재원)여러 경로로 한다. 인스타그램 DM 섭외는 말할 것도 없고, 여러가지 단체나 기관들을 통해서 문의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방향으로 하려고 한다. 얼마나 매력적인 분들이 많겠나. 그런데 미인대회 출신이어도 카메라 앞에 서는 걸 꺼리는 분들도 많다. 미인대회와 저희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대중 앞에 서는 걸 거부감이 없는 분들, 미디어 노출에 거부감이 없는 분들이라는 거다.
-윤하정은 소속사가 있는데 회사원으로 소개됐다.
▶가족이 하는 의류회사에 다니는 걸로 알고 있고 다양한 일을 하고 있더라. 출연자들 중에서는 직장을 가진 분들이 있는데 (방송에 출연하며) 자연스럽게 다른 옵션도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저희는 항상' 본업'이 중요하다고 하고는 한다. 너무 인생을 바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는 한다. 누가 진정성이 있는지 보는 분들이 판별해주신다고 생각한다.
-어떤 매력을 보나.
▶(김정현) 미팅을 할 때 엄청 많은 제작진이 본다. 각자 섭외도 하는데 5분만에 파악하기 쉽지 않지만 이 사람이 연애를 잘할 것 같다는 느낌, 그런 게 있다.
▶(김재원) 20~30명 작가들이 미팅을 한다. 다수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려고 한다. 제 의견도 N분의1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분들이 매력적이라고 느끼면 그 매력을 중요하게 본다. 이번에 민규씨가 인터뷰에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인터뷰를 너무 잘하시고 다정하고 유머러스하시고 피지컬도 좋으시더라. 그런데 공무원이셔서 그런지 카메라가 돌고 있을 때는 많이 쑥스러워하시더라. 진짜 너무 매력적이고 모든 여자들이 '엄지 척'을 했는데, 촬영하는 상황이 되면 일반인 분들이 빨리 적응하는 게 쉬운 건 아니더라. 결국 분량 차이는 카메라가 돌고 있는 걸 잊고 적응을 빨리 하는 분들인 것 같다. 각자 매력이 있는 분들인데 그렇더라.
-시즌3 출연자 중에 MC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김재원) 자리가 다 차서. (웃음) 여섯명은 너무 많을 것 같다. 아직 MC까지는 생각을 안 했다. '솔로지옥'에서 잘해서 덱스를 MC로 섭외한 게 아니라, 지금 우리가 새 프로그램을 할 때 어떤 MC가 필요할까 했을 때 섭외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방송 내용, 편집 방향을 두고 불만이 있는 출연자는 없었나.
▶(김재원) 편집에 대한 불만은 없었는데 힘들어하는 분들은 있었다. 악플이 심하게 달리는 경우도 있어서 출연 전에도 정신과 전문의분들과 상담해서 프로그램에 적합할지 보기는 하지만, 방송 중간에 힘들어하시면 (전문의와) 연결해드리기도 한다. 그러다가 방송이 다 되면 그런 게 해소되는 경우도 있더라. 방영 중에는 연락을 자주 한다.
-다른 연애 프로그램은 프로그램 그 후 내용, 커플 이야기로 스핀오프를 만들기도 하는데.
▶(김재원) 사전 제작을 하다 보니 잘될 지도 모르고, 시간적으로 맞지 않아서 스핀오프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음 시즌 계획 중이라면 보완할 점은.
▶(김재원) 시즌4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번 시즌 설렘은 없지만 재미는 있다는데, 시즌4는 설렘과 재미가 있는 시즌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진영씨(덱스씨), 관희씨가 다 있는 시즌4를 만들고 싶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