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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현 "'고려 거란 전쟁' 양규는 '인생캐'…장렬한 최후 보며 울컥" ①

2024.01.09 17:06  
지승현/사진제공=빅웨일엔터테인먼트


지승현/사진제공=빅웨일엔터테인먼트


지승현/사진제공=빅웨일엔터테인먼트


지승현/사진제공=빅웨일엔터테인먼트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최근 방영 중인 KBS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 KBS 2TV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은 당대 최강국 거란과의 26년간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고려의 번영과 동아시아의 평화시대를 이룩한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 분)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 분)을 비롯해 수많은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역사를 바탕으로 촘촘하게 구성된 서사와 스케일 큰 전쟁 장면은 흡인력을 높였고, 덕분에 '고려거란전쟁'은 두 자릿수 시청률(1월7일 방송,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넘어서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고려 거란 전쟁'에는 강감찬, 강조(이원종 분)을 비롯해 고려를 지키려는 장수가 많지만, 현종 즉위 초반 벌어진 전시 상황에서 활약한 인물은 서북면 도순검사 양규(지승현 분)다. '흥화진의 늑대' 양규는 거란의 40만 대군이 흥화진에 왔을 때 3000명의 군사로 일주일 동안 이들을 막아냈다. 또한 거란군이 점령한 곽주를 탈환했고, 이후에도 게릴라전을 통해 거란으로 끌려가는 수만 명의 고려인들 구했다. 끝내 항복하라는 거란군의 회유를 거부한 양규는 김숙흥(주연우 분) 등 고려군과 함께 마지막까지 처절하게 싸우다 전장에서 장렬한 최후를 맞았다.

배우 지승현은 거대한 적 앞에서도 굽히지 않고 마지막까지 싸우며 무신으로서 소임을 다하는 양규의 단단함을 연기에 녹여냈다.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듯 보이지만 거란군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고려인들의 사연에 함께 마음 아파하고, 위기에 처한 고려를 구하기 위해 어떠한 희생도 마다하지 않으며 진격하는 양규는 지승현의 연기를 만나 시청자들에게 더 큰 울림을 줬다. 지승현역시 '고려 거란 전쟁'의 양규라는 인물을 만나 배우로서 꽃을 피우게 됐다며, 양규가 본인의 '인생캐'라고 말했다.

9일 뉴스1은 양규 역의 지승현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고려 거란 전쟁'에서 장렬한 최후를 맞았다. 퇴장 소감은.

▶고려 장수 양규를 연기할 수 있게 돼 감사했다. 이번 작품에서 연기를 잘해 양규라는 인물을 알리고 싶었는데, 시청자들이 캐릭터를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고려 거란 전쟁'은 열심히 달려가고 있으니 후반부도 재밌게 봐달라.

-양규를 알리고 싶었던 이유가 있나.

▶나도 '고려 거란 전쟁'을 하기 전까지는 양규 장군을 전혀 몰랐다. 많은 이들이 서희의 외교담판, 강감찬의 귀주대첩은 잘 알지만 양규에 대해선 잘 모르지 않았나. 그러다 대본을 받고 양규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보니 업적이 화려하더라. 게다가 애민정신, 희생정신없이는 할 수 없는 일들을 많이 하셔서 '왜 안 알려졌을까' 신기할 정도였다. 사실 조선 세조 때까지도 양규 장군의 업적을 기렸다고 한다. 그 정도의 위인이 왜 잊혔을까 궁금해서 이 역할을 맡게 됐다.

-양규 장군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은데,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했나.

▶양규 장군에 대한 자료가 많이 안 나와 있었다. 현종 즉위 전 목종 시대 때부터 벼슬을 한 것과 7000명 군사로 40만 거란 대군을 막은 흥화진 전투, 곽주성 탈환, 3만여 명의 고려 포로를 구해낸 것, 이후 현종이 양규 가족들에게 직접 편지를 써 벼슬을 하사하고 매 해 쌀 100섬 씩 준다고 한 것 정도였다. 이외의 정보는 구체적으로 남아있지 않은 게 많아 상상으로 구현한 부분도 있다. 또 제작진이 기획의도에 맞춰 만들어놓은 틀이 있어서 그 부분에 맞게 연기하려고 했다. 양규 장군은 묵직하면서도 고집스러운 인물로 설정돼 톤에 변화를 주지 않으려 했지만, '난중일기'를 보니 이순신 장군도 전쟁 중에 술을 마시는 등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더라. 그래서 김숙흥, 정성과 함께할 때는 이들에게 장난도 치면서 인간적인 부분을 녹여보려고 했다. 액션도 합을 짜 맞추고, 국궁 활쏘기와 말 타는 것을 연습해 흉내 내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려 노력했다.

-양규 장군의 최후는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모니터를 하면서 현장 생각이 많이 났다. 최후 전쟁 신을 영하 10도 날씨에 3일 동안 찍었는데 스태프들이 많이 고생했고, 나도 손을 다치면서 찍은 장면이라 방송에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촬영을 할 때는 '진짜처럼 만들고 싶다'는 감독님의 뜻에 따라 현실적인 고증을 많이 했다. 그간 사극에서는 상대가 갑옷을 입어도 칼이 스치면 죽었지만, 실제로는 큰 칼로 상대를 무력화시키고 작은 칼로 급소를 찔러 죽였다더라. 그래서 갑옷이 하나하나 뜯어지는 장면까지 디테일하게 살렸다. 그런 장면들이 잘 구현돼 뿌듯했고, 양규 장군의 최후를 보면서는 그동안 많은 이들이 고생했던 게 생각나 벅차올랐다. 같이 그 장면을 본 연우가 오열하는데 나도 울컥하더라.

-이 신을 생일날 촬영했다고.

▶이 장면을 3일 동안 찍었는데 3일 차가 내 생일이었다. 현장에서도 축하를 많이 받았다. 신기했던 게, 양규 장군이 전사한 날 많은 눈이 왔다고 해 제작진이 가짜 눈을 준비했다. 그런데 그날 딱 눈이 오는 거다. 며칠 뒤 다른 장소에서 그 장면을 찍을 때 또 눈이 왔다. 그래서 감독님이 '양규가 죽고 지승현이 태어난 날인가 보다'라고 하셨다.

-이외에 기억에 남는 전쟁신이 있다면.

▶흥화진 전투에서 편집과 연출의 힘을 느꼈다. 당시 분리 촬영을 해 적군 없이 우리끼리 촬영하고, 날아오는 불화살도 소수로 한 뒤 나머지는 CG 처리를 했는데 그 장면이 흥화진 전투의 서막을 알리는 신이었다.
5부 엔딩에서 전쟁을 앞둔 양규 장군의 모습을 보면서 편집이 참 좋다고 생각했다.

-영화 '바람'의 김정완으로 인기를 얻었는데, '고려 거란 전쟁'의 지승현으로 이를 뛰어넘었다고 생각하는지.

▶'바람' 이후 김정완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태양의 후예' 안정준, '검블유' 오진우로 기억해 주시다가도 결국 '바람' 김정완으로 가장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 그런데 양규로 이를 뛰어넘을 것 같다. 양규가 지금 내겐 '인생 캐릭터'가 아닐까.

<【N인터뷰】②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