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안동시에 따르면 이 지역에 거주하는 이필희 어르신(85)이 옥동행정복지센터에 현금 30만원과 편지 한 통을 건넸다.
서툰 한글로 편지 쓴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 '
어르신은 일기장에 쓴 편지에서 오남매를 키우며 힘들게 살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서툰 한글로 "내 나이 팔십다섯을 마주한 인생에서 좋은 일 한 번 못 해봤다. 없는 사람 밥도 한 술 못 줘보고 옷 한 가지 못 줬다"라며 "이제는 내 아이들이 부자는 아니더라도 배 안 고프게 밥 먹고 따뜻한 방에 잠자고 할 수 있다"라며 기부를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기부금은 지난 1년간 빈 병을 팔아 모은 돈에 생활비를 조금씩 아껴 만들었다고 한다.
어르신은 "생각해 보니 빈 병을 모아 팔면 돈이 될 것 같아 1월부터 운동 삼아 쓰레기장을 다니면서 빈 병을 모았다"라며 "10원도 안 쓰고 12월까지 모은 게 15만원"이라고 했다.
"빈병 판 돈과 자식들이 준 용돈 보태.. 불우한 어린이한테 써달라" 당부
그러면서 "내 아이들이 준 용돈을 안 쓰고 15만원을 보태 30만원을 만들었는데 작은 돈"이라면서 "어디에 보내면 되는지 몰라 동장님에게 보내니 잘 써달라. 불우한 어린이한테 써달라"라고 당부했다. 어르신은 “복지관에서 한글 공부를 해 배운 글이라 말이 안 되는 게 있어도 동장님이 잘 이해해서 읽어달라"라는 말로 편지를 마쳤다.
기탁된 성금은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어려운 이웃과 소외계층을 위해 지원될 예정이다.
옥동 관계자는 "힘들게 마련해 전달해 주신 어르신의 마음이 어떤 나눔보다 크고 소중하다"라며 "기부해 주신 성금은 어려운 아동을 비롯한 힘든 이웃에게 소중히 사용하겠다"라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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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