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봉투 공짜로 안 준다고 폭행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했다.
봉투 안된다는 말에, 다짜고짜 쌍욕에 주먹질
글쓴이 A씨는 자신을 지방에서 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주인이라고 소개했다.
A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6일 오후 9시쯤 발생했다. 당시 카운터 쪽에서 큰 소리와 욕설이 들려서 A씨가 가보니 비닐봉투를 공짜로 달라는 손님 때문에 언쟁이 일어나고 있었다.
현행법상 대형마트를 비롯해 매장 크기 165㎡ 이상의 슈퍼마켓에서 일회용 비닐봉투를 사용할 수 없다. 환경부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2019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면서다. 이에 마트에서는 일회용 비닐봉투 대신 재사용 종량제봉투나 종이봉투를 판매하고 있다.
A씨는 "다들 아시다시피 마트에서 일반봉투를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손님에게 '법이 바뀌었는데 왜 그러시냐'고 좋게 말을 했다"라며 "그래도 쌍욕을 퍼붓길래 저도 욕을 했다. 그 과정에서 손님이 할 말이 없었는지 저를 툭툭 밀치면서 다짜고짜 주먹질을 시작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이 사건으로 치아 하나가 통째로 빠지고 4개가 부러졌다. 부러진 코뼈는 4주 진단이 나왔다.
그 남성은 훈방 조치.."10년 넘게 일했는데 회의감 든다" 호소
A씨는 또 “경찰들이 와도 주변 사람들을 위협했다”라고 했다.
A씨를 때린 남성들은 훈방 조치됐다고 한다. A씨는 “밥도 잘 못 먹고 아침마다 병원에 가고 있다. 훈방 조치 됐다는 저 사람이 다시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일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20살때부터 이 일을 10년 가까이 하고 있는데 그만두고 싶은 순간이 정말 많았지만 버텨왔다"라며 "그런데 이번엔 정말 큰 회의감이 온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이라는 게 사람이 지키고 살아야 할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지 못한 사람들 때문에 피해 보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세상인 것 같다”라며 "이 일이 크게 알려져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라고 한탄했다.
한편 경찰은 상해 혐의로 가해 남성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