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이폰을 사 달라고 요구했다가, 부모에게 혼난 초등학생이 쓴 반성문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반성문을 통해 힘든 가계 상황에 부딪혀 허덕이는 부모의 처지와 타 아동들과 비교했을 때 뒤처진다고 느낄 딸의 심정이 동시에 느껴져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녀 키우기 힘드네요"라는 제목으로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학부모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최근 딸은 A씨에게 다가와 아이폰이 갖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아이폰을 살 형편이 아니라며 상황을 설명한 뒤 갤럭시 휴대폰을 사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딸은 울적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 채 방 침대로 가서 눈물을 훔쳤다.
이 모습을 본 A씨는 화가 나 딸을 혼냈다고 한다.
A씨는 울고 있는 딸에게 화를 냄과 동시에 감정적으로 역정적을 내 후회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현재 부업이 잘 안되고 대출이자가 많이 올라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인데, 딸의 투정이 그런 자신의 처지를 외면하는 것 같아 아쉬운 말을 했다는 것이다.
딸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한 뒤 화를 식히던 A씨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딸이 작성한 반성문 문구를 본 순간 죄책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딸은 반성문에 "제가 남과 자꾸 비교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살겠습니다. 제가 형편에 맞지 않게 살아서 죄송합니다. 제가 형편에 맞게 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A씨는 딸이 그동안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결국 중고 휴대폰이지만 아이폰12 미니를 선물했다고 전했다.
A씨는 끝으로 "딸에게 마음에 잊지 못할 상처를 준 것 같다"라며 "(딸이) 형편에 맞게 살겠다는 것 보고 뜨끔했다. 더 잘 살아야 겠다"라고 말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형편에 맞게 소비를 해야 한다는 걸 가르치는 것도 교육이다", "상황을 설명하는 건 좋으나 화를 내는 것은 옳지 않다", "아이도 부모도 마음이 너무 안 좋을 것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