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신림동 흉기 난동' 범인 조선(33)이 재판에서 자신의 범행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재생되자 귀를 막으며 강한 거부감을 표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부장판사 조승우·방윤섭·김현순)는 지난 18일 오후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조선의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지난 7월 21일 조선이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골목을 뛰어다니는 장면, 마트에서 흉기를 훔치는 장면, 경찰에 체포되는 장면 등이 담긴 영상이 재생됐다. 공격 받은 피해자가 머리를 감싸고 인근 매장으로 들어서는 장면도 재생됐다.
조선은 영상이 나오는 내내 허리를 숙였다가 피며 들썩였고 신음하면서 귀를 막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재판장 조승우)는 당초 조선이 차고 있던 수갑을 잠시 풀도록 했지만, 불안 반응이 격해지자 다시 착용을 명령했다.
검찰은 범행 경위에 참고해야 한다는 취지로 조선이 평소 즐기던 게임 장면을 재생, 칼로 찌르는 게임 내 캐릭터의 행위가 범행 모습과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 유족은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조선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라고 요청했다.
피해자 동생은 “유일한 형이 이 사건으로 세상을 떠나게 돼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라며 “최대한 큰 형량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강력하게 호소했다. 이에 조선은 “죄송하다”라고 반복해서 말하며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
검찰 단계에서 조선을 정신 감정한 심리분석관은 증인으로 출석해 조선의 지능지수를 경계선 지능인 75 수준으로 평가하면서도, 정신 상태가 와해됐다고 의심할 만한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선 측은 범행 당시 심신미약 또는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주장하며 재판부에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같은 조선 측의 신청에 몇 가지 의구심을 표했으나, 재판 말미에 이를 수용해 정신감정 촉탁을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26일 다음 기일을 열고 증거조사를 마치기로 했다.
앞서 조선은 지난 7월 서울 신림동에서 길 가던 행인에게 무자비하게 흉기를 휘둘러 4명을 죽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외에도 범행을 위해 금천구에 있는 마트에서 흉기 2개를 훔친 뒤 택시를 무임승차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27일에는 온라인커뮤니티 사이트에 특정 유튜브를 언급하며 ‘게이 같다’는 글을 게시해 모욕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