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데블스 플랜' 정종연 PD가 이시원, 서동주가 게임에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데블스 플랜'을 연출한 정종연 PD는 13일 오전 11시 서울 삼청동에서 뉴스1과 만나 프로그램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했다.
'데블스 플랜'은 변호사, 의사, 과학 유튜버, 프로 게이머, 배우 등 다양한 직업군이 모인 12인의 플레이어가 7일간 합숙하며 최고의 브레인(두뇌)을 가리는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참가자들은 치열하게 경쟁하고 연합하면서 대결했으며, 지난 10일 공개된 최종회를 통해 배우 하석진이 최종 우승자가 됐다.
정종연 PD는 '더 지니어스' '대탈출' '소사이어티 게임' '여고추리반' 등 두뇌 서바이벌 게임을 주 장르로 선보였으며 이번 '데블스 플랜'을 통해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N인터뷰】②에 이어>
-궤도와 하석진 외에 많은 변화가 있던 참가자는 누구인가.
▶나는 이시원씨는 생각보다 일관성이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했다. 끝까지 해줘서 감동을 받은 부분이 있었다. 퀘스트 퍼즐을 만든 회사에서 최악의 거기에 특화된 분일 수도 있고 이시원씨가 그걸 새벽까지 해내는 게, 그걸 만든 사람으로서 고마운 부분이 있었다. 일관적으로 탈락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부분이다. 서동주씨도 일관성이 있었다. 이혜성씨 떨어트린 것에 대해 물어보면 다들 모르겠다고 하는데 '다른 배를 탔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라고 말하는데 그게 좋은 관점으로 게임을 하는 거라고 본다. 무의식적인 부분보다 그렇게 의식적으로 해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동주씨는 궤도에 비해 연합의 범위가 좁았다. (궤도와) 철학이 안 맞는데도 불구하고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라는 걸 인정하고 한 게 일관성이 있었다.
-서사 부분과 게임 부분의 재미 중 어떤 포인트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나.
▶둘 다 중요하다고 본다. 어떤 걸 소홀히 해도 안 된다. 서사도 게임에서 파생되는 것이다. 게임이 잘 이뤄져야 바깥 공간에서 이야기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서사적으로 당연히 다 힘을 써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편집적으로 풀어나가기는 하는데, 내가 서사를 만드려고 준비를 하는 건 아니다. (서사 부분에서) 출연자가 자기를 맡기고 출연하는 것이니까 연출자는 기본적으로 보호하는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요 이상의 자극성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편집한다. (출연자의)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누구도 다치지 않게끔 한다.
-해외에서의 반응을 보며 느낀 점은.
▶'더지니어스'도 해외에서 보신 분들이 꽤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넷플릭스로 보는 거랑은 다르니까, 이번에 외연 확장이 된 부분이 확실히 많다. 해외에서 평도 좋고, 좋게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어떤 채널에서 1위를 한다는 것은 되게 특별하고 신기한 경험이다. 이렇게 번역이 된 어려운 프로그램을 본다니 싶더라. 넷플릭스가 우리 말을 다 잘 전달하기 위해서 몇개월에 걸쳐서 번역하고 더빙을 한 거다. 베트남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일주일 넘게 1위를 하더라. 신기했다. '더 지니어스'를 본 사람과 아닌 사람의 반응이 다른 것 같다. 이걸 기다린 분들이 '이랬으면 좋겠다'하는 바람을 보이더라.
-제작비를 많이 쓴다는 평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김태호PD가 만든 제작사 TEO로 이적하고 선보인 프로그램이다.
▶'대탈출'은 돈을 잘 벌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웃음) 김태호 PD는 크리에이터로서의 존중과 이해가 있어서 이 회사가 더 잘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함께 한 거다. 넷플릭스와 저와 접점은 전부터 있었다. 소속된 회사가 어디냐는 상관이 없는 것 같다. 돈을 알차게 써야 할 때 쓰는 거다. 어쨌든 방송사는 예산을 치열하게 쓴다. (넷플릭스에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쓰게 해주는 부분이다. 멋을 부리려고 해도 그게 이유가 있다면 해주는 거다.
-상금은 어떻게 설정했나.
▶ 상금이 많은 게 시청자분들에게 감동을 주나? 싶기는 하다. 10억원이면 더 그런가? 우리 판단에서는 그렇지 않다. 어느 정도 플레이어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상금, 그런 식의 합리적인 접근을 해서 설정하는 거다.
-정종연 PD의 이름에 대한 지지는 부담이 되는지.
▶마음 다스리기가 쉽지 않은데 그걸 자양분으로 만드려고 하는 건 내 몫이다. 힘이 된다. 저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나오는 것 같다. 그래도 다 저의 업보, 카르마가 아닌가. (웃음) 그런 걸 좋아한다. 결승전에 피스 많은 사람이 베네핏을 가져가는게 카르마가 쌓여서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반응)을 벗어날 수 없지 않나, 그런 게 싫다면 떠나야지. 이걸 다스리는 건 제 몫이다. 나쁜 피드백도 있지만 그걸 받아서 생각하고 어떻게 할지 생각하는 것도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지난 연출작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이 무엇인가. '데블스 플랜'의 의미가 있다면.
▶지난 작품들을 다 사랑한다. 그건 꼽을 수 없이 다 좋아한다. 이 작품은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제2의 출발의 마음으로 임했다. 많은 사람들이 제 프라임타임의 시작으로 '지니어스'를 꼽는데, 그게 10년 전이다. 내가 CJ ENM을 20년 다니고 나와서 처음 하는 게 '데블스 플랜'이니까, 여러모로 고민도 됐다. 회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잡념이 많이 생기지 않나, 그걸 헤치면서 준비한 작품이니까 그래서 되게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