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우주가 인류에게서 가장 먼 수수께끼라면 '뇌'는 가장 가까운 수수께끼다. 뇌의 비밀을 풀려는 연구가 점점 발전하며 뇌를 활용하는 제품과 기술도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뇌파는 두뇌 신경세포가 활동하며 나오는 전기 신호다. 뇌파 측정은 뇌전증(간질), 치매 진단, 수면 검사 등에 활용돼 왔다.
뇌파는 미세하므로 측정과 분석이 어려웠으나 전자 기술 및 데이터 처리 기술의 발달로 일상에서 쓸 수 있는 응용 제품이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7월 뇌파 측정 이어폰 '브리즈(brid.zzz)'를 출시했다. 무선 이어폰의 전극으로 뇌파를 측정해 뇌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연동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상황별로 맞는 주파수의 음원을 송출해 뇌파 변화를 유도할 수도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고려대학교, 분당서울대병원 등과 임상실험을 진행해 스트레스 호르몬, 수면 질 일부의 개선 효과를 확인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는 뇌파를 졸음운전 방지에 응용했다. 뇌파 기반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엠브레인'도 귀에 착용하는 장치를 이용한다. 뇌파를 측정해 운전자의 상태를 분석하고 주의력이 떨어지면 소리 등으로 알려 운전자의 주의력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현대모비스와 경기연구원은 2021년~2022년에 공공버스에 이 시스템을 시범 적용했다.
현대모비스는 "시범사업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엠브레인을 착용한 운전자는 졸음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식후 시간대에 부주의함을 최대 30% 가까이 줄일 수 있었다"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고속도로에서도 운전자 부주의를 20%가량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부주의한 상황에서 목 주변 스피커나 진동 시트로 경고하는 기능을 활용하면 주의력 회복 시간이 기존 6.7초에서 2.3초로 줄었다.
피부에서 측정하는 뇌파가 아니라 뇌에 칩을 심어 응용하려는 연구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뉴럴링크'는 뇌에 컴퓨터 칩을 심어 뇌 질환 치료, 뇌-컴퓨터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
뉴럴링크에 따르면 유인원, 돼지 등 동물실험은 상당한 진척에 이르렀다. 뇌에 칩을 심은 유인원은 생각으로 컴퓨터 조작에 성공했다. 다만 이 원숭이는 23마리 중 15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럴링크는 뇌 이식 칩 및 운영 프로그램뿐 아니라 칩 이식을 자동으로 할 수 있는 로봇 개발도 병행해서 하고 있다.
19일 뉴럴링크는 미국 식품의약청(FDA)로부터 임상시험 허가가 났다며 뇌 임플란트(삽입물) 임상시험 대상자를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수술용 로봇의 성능 평가 및 마비 환자가 생각으로 외부 장치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 기능을 확인하는 목적이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