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맘카페 가입한 아빠, 타회원들 ‘자기’라고 부릅니다”.. 이게 외도?

2023.09.30 12:48  
[파이낸셜뉴스]
지역 맘카페에 가입한 후 다른 카페 회원들을 친밀하게 ‘자기’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자신의 아내가 외도라고 주장하며 이혼을 요구한다고 호소한 남편의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최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맞벌이 부부였다가 아이의 건강이 악화돼 자신의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직접 양육하기로 결정한 남편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씨는 자신의 아이가 “11개월에 접어들었을 무렵 대학병원까지 가게 되는 심각한 열감기에 걸려 아이에게 너무나 미안했다”며 이후 고심 끝에 아내보다 연봉이 낮은 자신이 회사를 그만두고 직접 아이를 양육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이를 직접 양육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육아 정보를 나눌 주변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우여곡절 끝에 지역 맘카페에 가입해 정보를 공유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문화센터 수업도 들었다.

그러나 A씨는 자신의 아내가 자신이 맘카페 회원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탐탁지 않아 했다고 밝혔다. A씨는 맘카페 모임에 나가지 말라고 하는 아내와 몇 번 다투기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A씨의 아내가 A씨가 맘카페 회원들과 친밀하게 ‘자기’라는 호칭을 쓰면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 ‘외도’라고 주장하며 이혼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면서 A씨의 아내는 A씨가 소득이 없어 양육권까지 빼앗길 것이라고 말하는 등 A씨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아이의 양육권은 통상적으로 엄마가 가져간다던데 제가 아이의 양육권을 가져올 수 있겠느냐. 맘카페 회원들과 친하게 지낸것도 외도인가”라고 물으며 전문가의 도움을 청했다.

"부부간 정조의무 위반은 성관계 외에도 관범위하게 적용"

해당 사연을 접한 류현주 변호사는 “많은 분들이 성관계를 해야만 이혼사유로 규정된 ‘부정행위’가 성립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우리 판례의 확고한 입장은 반드시 성관계에 이르지 않더라도, 부부간 정조의무를 해하였다고 볼 만한 모든 관계를 폭넓게 부정행위로 보아 위자료 지급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즉 ‘여보, 자기’등의 애칭을 사용하는 것,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는 등 가벼운 스킨십도 상황에 따라 부정행위에 해당할 수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류 변호사는 “성관계에 이르지 못한 애정행위의 경우에는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부적절한 행위일 수는 있으나, 부정행위에는 이르지 못한다고 본 판례도 다수 있다”며 “모임에서 만난 이성이 서로 ‘자기’라고 호칭하며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으나 4개월간 전화통화 횟수가 20회 정도로 많지 않고, 네이버 밴드 모임을 통해 만난 것이지 단 둘이 만난 정황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여 부정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한 판례가 있다”고 밝혔다.

"양육권자 판단에 경제력은 절대적 요소 아냐"

또 경제력이 많은 사람이 친권자 및 양육권자 지정에 유리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류 변호사는 “양육에 필요한 경제적 능력의 유무도 분명 친권자 및 양육권자 지정에 고려되는 한가지 요소이기는 하다”면서도 “사실 경제력 이라는 것은 상황에 따라 있었다가도 없을 수 있는 것이고, 또한 비양육자에게 충분한 양육비를 받아 보충할 수도 있는 것이어서 아주 절대적인 요소라고 볼 수는 없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류 변호사는 “실제 사안에서도 경제력이 더 많다는 이유만으로 친권 및 양육권을 주는 경우는 보지 못하였고, 특히 자녀가 어릴수록 경제력보다는 기존에 주양육자가 누구였는지, 부모의 애정과 양육의사, 자녀와의 애착관계를 더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갓난 아이의 양육권을 엄마가 아닌 아빠가 가져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류 변호사는 “여성이 출산을 담당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고, 출산 이후 모유수유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엄마가 주양육자로서 갓난아이를 돌보는 게 통상적”이라며 “엄마가 출산 직후부터 현재까지 아이를 쭉 돌보아왔다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은 엄마를 양육권자로 지정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류 변호사는 “A씨의 경우 아빠가 어린 아이의 주양육자인 케이스이고, 아빠와 아이의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다면 기존에 아이를 양육하고 있던 아빠에게 양육권이 올 확률이 높아 보인다”며 “현재의 양육상태에 변경을 가하는 것이 아이의 성장과 복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빠가 양육권을 가져오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조언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