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구에서 손님을 태우고 가던 전기차 택시가 1차 충돌 후 갑자기 시속 190km에 육박하는 속도로 질주해 사고가 났다. 운전자와 승객 모두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27일 MBC에 따르면 지난 15일 새벽 0시 40분쯤 대구시 수성구의 한 도로에서 시속 50km 속도로 달리던 전기택시가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온 스포츠유틸리티(SUV)와 충돌해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전기택시는 속도를 잠시 잃었지만 약 3초쯤지나 갑자기 차에 속도가 붙기 시작하더니 내달리기 시작했다. 충돌 당시 시속 54km였던 속도는 불과 5초 만에 100km를 넘어섰고, 20초 뒤에는 시속 188km까지 치솟았다.
사고 차량의 ‘제로백’(0km/h에서 100km/h에 도달하는 시각)은 5.2초대로 알려졌는데 마치 풀엑셀레이터를 밟은 듯 차량이 급가속을 한 것이다.
차가 폭주하는 사이 운전기사와 승객은 공포에 질렸다. 놀란 뒷좌석 승객은 안전띠를 고쳐 매고 “시동이라도 꺼봐요”하고 외쳤다. 운전기사는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을 껐지만 차는 멈추지 않았다. 사이드 브레이크 역시 무용지물이었다.
교차로 4곳을 위태롭게 지난 택시는 결국 멈춰 서있던 앞차를 들이받고 뒤집어진 채 250미터를 더 미끄러진 뒤 멈췄다.
이 사고로 택시기사와 승객, 충돌당한 차량 운전자, 보행자 5명 등이 크게 다쳐 전원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택시기사는 “첫 충돌 이후 차가 급발진했다”고 주장했고, 뒷좌석에 탔던 승객도 “택시기사가 확실히 액셀 밟지 않고 있는 걸 봤다”고 말했다.
주변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를 확보한 경찰은 택시 사고기록장치와 운행기록계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사고 당시 택시의 속도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조작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