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결혼 후 6개월 만에 바람난 아내에 대해 용서하고 아기도 낳았지만 당시 생각이 계속 떠올라 괴롭다는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3년 차에 돌 지난 딸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남성 A씨가 이같은 상황을 전하며 조언을 구했다.
사연에 따르면 A씨의 부인은 결혼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직장동료와 바람을 피웠다. 신혼임에도 아내는 매일 야근과 주말 근무를 한다며 집에 잘 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A씨는 아내의 휴대전화에서 아내가 직장동료와 주고받은 낯 뜨거운 대화를 발견했다. 그러자 아내는 외도를 순순히 인정했다.
당시 두 사람은 혼인신고도 하지 않았던 터라 A씨는 아내와 이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내는 ‘한순간의 실수였다. 용서해 준다면 직장도 옮기고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고 빌었고 결국 남편은 아내의 외도를 눈감아줬다.
이후 두 사람은 혼인 신고를 했다. 1년이 지나 아기도 태어났지만, A씨는 생각처럼 용서가 잘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아내와 다툴 때마다 외도했던 일을 들춰냈다. 이에 아내는 언젠가부터 ‘모두 지난 일이 아니냐’며 되레 큰소리를 쳤다고 한다.
결국 아내에게 의부증까지 의심받게 된 A씨는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했지만, 아내는 ‘이미 예전에 용서한 일이라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A씨는 “아내 말이 정말인가. 그렇다면 아내와 상간남에게 위자료도 받을 수 없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와 관련해 김규리 변호사는 “민법에는 ‘부정에 대한 사전동의, 사후 용서를 한 때 또는 부정행위를 안 날로부터 6개월, 그 행위가 있는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면 이혼을 청구하지 못한다’라고 규정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사연의 경우 부정행위를 사후에 용서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부정행위 자체를 이혼 원인으로 삼아 이혼을 청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해당 부정행위로 인해 결국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됐다면 여전히 이혼 청구가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또한 김 변호사는 “배우자 일방의 부정행위로 인해 이혼 청구권을 취득한 일방이 상대방을 사후 용서한 때에는 이혼 청구권이 소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이후 혼인 관계가 단기간 내에 다시 파탄 상태가 돼도 전에 있던 부정행위를 이유로 위자료 청구를 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상간남에게 A씨가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 청구에 해당하므로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변호사는 “아내와 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욕설, 폭언 등 과격한 언행을 했다면 귀책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배우자 과거 부정행위를 용서한 이후에도 배우자를 의심하면서 함부로 과거 부정행위를 연상케 하는 말을 하는 등 배우자를 자주 괴롭히며 폭행한 사안에 대해 행위자 귀책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