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가족들과 휴가를 가던 중 트럭 사고를 목격한 소방관이 사고 차량의 유리창을 뜯어내 운전자를 구조한 사연이 공개됐다.
18일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9시40분께 제2중부고속도로 동서울 방향 터널에서 1t 트럭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터널안에서 전복된 차량 발견후 곧바로 달려가
강화도로 가족 여행을 가던 횡성119안전센터 소속 이인표(32) 소방사는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그는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 트럭 뒤에 차량을 대고 바깥으로 나와 운전자에게 향했다. 당시 도로는 비가 온 탓에 미끄러워 차들이 서행하고 있어 차에서 내려도 크게 위험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운전자는 유리 조각에 팔꿈치가 패이고 무릎에도 타박상을 입어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었으며, 트럭 안에 있던 짐과 자재 파편 등으로 인해 스스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가족들은 뒷차량에 서행 안내해 '2차 사고' 예방
이 소방사는 큰누나에게 뒤따라오는 차들이 서행하도록 안내할 것을 부탁하고, 작은누나에게는 119 신고를 요청한 뒤 차량 트렁크에서 구조용 장갑을 꺼내왔다. 그는 전복된 트럭 앞 유리창을 뜯어내 운전자를 구조했다.
하지만 사고 지점이 터널 안이었던 탓에 위치정보 시스템(GPS) 좌표가 잡히지 않아 119 상황실로부터 "위치 추적이 안 된다"는 연락을 들은 이 소방사는 마침 터널로 진입한 시외버스를 세워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버스 기사의 도움으로 정확한 사고 위치를 파악해 119 상황실에 위치정보를 알렸다.
이 소방사의 누나들은 차에 있던 비상약품으로 운전자의 상처를 소독하며 안심시켰고, 이후 경기소방이 현장에 도착해 운전자는 무사히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50m 떨어진 곳, 또 다른 사고운전자도 '응급처치'
한편 이 소방사는 사고 지점으로부터 50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또 다른 트럭 단독 교통사고의 운전자를 불러 응급처치를 해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기소방은 소방대 도착 전 운전자를 구조하고 응급처치까지 한 이 소방사 가족의 노고를 전해 듣고는 강원소방에 전화를 걸어 덕담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방사는 "고속도로에서 난 사고라서 2차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며 "다행히 도로에 차들이 서행하고 있었고 이 덕분에 차량에서 내려 구조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여행 일정이 한 시간 정도 늦어지긴 했지만 당시에는 다른 생각이 안 들었다"며 " 누구나 그 상황을 보셨으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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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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