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TV스타와 유튜브 스타를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 시대다. TV 프로그램을 주 무대로 활동하던 다수의 방송인들이 유튜브로 활동 거점을 옮기고 있는 가운데 국민MC로 불리는 유재석, 신동엽도 유튜브에서 토크쇼를 선보이며 막대한 영향력과 화제성을 보여주고 있다. 닮은 듯 다른, 두 국민MC의 유튜브 활용법을 살펴봤다.
1990년대부터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면서 '국민 연예인'으로 꼽히는 유재석이다. KBS '해피투게더' MBC '무한도전' SBS '런닝맨' 등 지상파 3사 프로그램을 대표작 삼아 활동하던 그는 신동엽 강호동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늦은 시기인 2015년 JTBC '슈가맨'에 출연하면서 종합편성채널에는 처음 출연했다. tvN 예능 프로그램은 현재도 방송 중인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첫 작품이었다. 이후 각종 OTT 플랫폼(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이 안방극장의 한 축을 맡는 시청환경을 조성하자, 유재석도 적극적으로 다채로운 콘텐츠에 나섰다. 그는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 '코리아 넘버원' 디즈니+(플러스) '더 존' 등에 출연했으며, 카카오TV가 제작하는 '플레이유'를 통해서는 실시간 소통하는 포맷의 콘텐츠에 도전하기도 했다.
최근 더욱 적극적으로 뉴미디어 콘텐츠에 나서고 있는 유재석은 소속사 안테나가 만든 유튜브 채널 뜬뜬에서 지난해 말부터 '핑계고'를 선보이고 있다. '핑계고'는 '유재석이 별의별 핑계로 좋아하는 친구들과 자유롭게 수다를 떠는 토크 콘텐츠'다. 술집보다 카페를 좋아하며, 동이 틀 때까지 수다를 떨었다는 유재석의 지난 과거 일화들을 유튜브에서 실현했다. 추격전, 심리전, 장기 프로젝트 등 수많은 대형 버라이어티를 경험했던 유재석은 '핑계고' 카메라 앞에서는 테이블 하나를 두고 스타들과 소탈한 대화를 나눈다.
소탈한 콘셉트이지만 게스트 면면은 화려하다. 특히 유재석이 편하게 생각하는 가까운 동료들이 자주 출연한다. 지석진, 조세호, 남창희 등이 단골 게스트이며 이들의 인맥이 뻗어 나가 이동욱, 차태현, 김종국, 광희, 하하 등도 '핑계고'를 찾아 유재석과 대화를 나눴다.
유재석은 더욱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게스트들과의 인연, 과거 추억담을 공개한다. 유재석의 진행에 맞춰 게스트들 역시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유재석이 가진 인지도와 영향력이 크기에 '핑계고'의 이야기는 매회 많은 화제성을 기록한다. 유재석 역시 방송 활동에 '유라인' 동료들을 챙긴다는 일각의 시선 등 자신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서도 가감없이 이야기 한다.
플랫폼 성격에 맞춘 20~30분 러닝타임의 '핑계고' 콘텐츠는 매회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최고의 '가성비'를 보여주고 있다. 송은이편은 639만회(9월15일 기준) 이동욱편은 876만회, 차태현 조인성 한효주편은 752만회를 기록했다. 원없이 수다를 떨며 행복한 유재석의 편안한 모습도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관전 포인트다. 유재석은 유튜브에서도 자신의 대표작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신동엽은 이달부터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으로 자신의 '술방'(술을 마시는 방송)을 선보이고 있다. 연예계 대표 애주가인 그의 캐릭터를 콘텐츠로 연결시킨 것. 또 아슬아슬한 19금 애드리브와 성인 관람가의 여러 콘텐츠를 선보이며 쌓은 이미지도 더해져 더 과감한 토크쇼를 보여주고 있다.
1회 게스트는 이효리였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를 함께 진행했던 신동엽과 이효리가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술을 소재로 한 '취중진담' 콘셉트여서 토크의 수위는 비교적 더 높다. 이효리는 다시 상업광고를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은 이유, '해피투게더'를 촬영하면서 생긴 에피소드, 이상순과의 연애담 등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추억담을 대방출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신동엽과 이효리가 풀어놓은 이야기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커뮤니티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고 기사화되며 더욱 널리 확산됐다. 2회는 예능 콘텐츠에서 출연이 드물었던 배우 이경영, 김민종이 출연헀다. 영화 속 노출 장면 촬영비화, 두 사람이 연인이라는 소문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털어놨다. TV 프로그램에서는 나눌 수 없는 수위의 토크다. 시청자들은 "실제 연예인들 술자리를 옆에서 보는 것 같다" "이런 날것의 대화를 볼 수 있다니 재미있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출연하지 않은 유명인의 실명을 언급하거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반응도 나왔다.
TV를 대표하는 국민 MC들이 유튜브에서 자신의 토크쇼를 선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방송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당연한 행보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유튜브가 TV 못지 않은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데다가 시청층, 심의에서는 더 자유로워서 TV와는 다른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능 프로그램 PD는 "유재석에 이어 신동엽까지 유튜브 토크쇼를 선보이면서 다른 대형 스타들의 진출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 앞으로 이같은 개인방송 진출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자유로운 소통이 주무기인 콘텐츠가 '국민MC' 수식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방송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