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배우 강훈이 '너의 시간 속으로' 인규를 통해 성장했다면서 'n차 관람'을 적극 장려했다. 또한 출소 후 인규의 비주얼과 관련해 수염을 고려하기는 했지만 내면 변화에 집중하고자 했다고 이야기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극본 최효비/연출 김진원 이하 '너시속')가 지난 8일 12부작 전편 공개됐다. '너시속'은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전여빈 분)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돌아가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안효섭 분)과 친구 인규(강훈 분)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타임슬립 로맨스다. 인기 대만 드라마 '상견니'를 한국판으로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2023년과 1998년을 오고 가는 남녀주인공의 절절한 로맨스인 '너시속'는 20년의 세월이 돌고 돌아 서로를 만나게 되는 과정을 애절하게 그려냈다. 특히 극 후반부 자신의 선택을 되돌리려는 준희와 반전으로 긴장감을 끌어올리기까지 했다. 1인 다역을 소화한 안효섭, 전여빈 그리고 강훈까지 배우들의 열연으로 타임리프 서사를 촘촘히 채워갔으며 OST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 '벌써 일년' '내눈물모아' 등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강훈은 '너시속'에서 민주(전여빈 분)를 향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정인규로 분했다. 정인규는 말수가 적고 속 깊은 친구로, 민주의 곁에서 늘 묵묵히 그를 지켜보고 이해해주는 인물이다. 강훈은 원작 '상견니' 속 인물 모쥔제와 가장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으며, 세심한 표현력으로 인규의 순애보를 연기하며 호평을 받았다.
강훈은 지난 2009년 단편영화 '고리'로 데뷔해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다 지난 2021년 MBC '옷소매 붉은 끝동' 홍덕로를 연기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tvN '작은 아씨들' SBS '꽃선비 열애사' 넷플릭스 '너의 시간 속으로' 그리고 JTBC 예능 프로그램 '택배는 몽골몽골' 등 다방면에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강훈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N인터뷰】①에 이어>
-원작에서 출소 후 비주얼이 과거와 많이 차이가 나는데 '너시속'에서 그렇지는 않았다.
▶사실 수염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다. 외적인 것 보다는 이 사람이 교도소 안에서 어떤 사람으로 있을지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수염이 잘 자라는 사람은 아니다보니 그리거나 붙였을 때는 별로일 것 같다는 생각을 감독님과 공유했다. 인규 내면이 어떻게 변했을지에 대해 감독님과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인규, 민주의 훗날 이야기를 생각해봤나.
▶생각해 봤을 때 민주도 자기 자신을 좋아하게 되고 아끼게 되고 이후에 누군가 자기를 좋아하는 감정을 받아들였을 것 같다. 그제야 인규라는 친구가 보이지 않았을까, 시헌과 셋이 좋은 관계가 유지되었지 않았나 싶어서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극 중에서 교복을 입기 위해 체중을 감량했다고.
▶'너시속' 들어가기 전에 한창 웨이트를 하고 있었다. 학창시절 친구들 모습을 생각하면 신체적으로 타고 난 친구가 아니면 보통 마른 친구들이 많았다. 가끔 몸 좋은 친구들은 신체적으로 타고 났거나 그때부터 웨이트를 시작하는 친구들이 이었다. 인규의 모습을 일차원적으로 생각했을 때 유약해보이는 모습이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체중을 감량했다. 저는 74㎏이 평균 몸무게인데 67, 66㎏까지 뺐다. 저는 감량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야식 한번 안 먹으면 1,2㎏씩 빠져있다.
-'너시속' 공개 후 다 봤나, 보고 나서 배우들과 나눈 이야기가 있다면.
▶촬영 기간도 길었고 공개 전까지 시간이 걸렸다. 하루만에 본다는 게 추억을 한번에 끝내는 것 같아서 4화씩 끊어서 봤다. 첫 OTT 작품이었다. 평소 같으면 일주일에 2편씩 공개돼서 오래 가져갈 수 있었다면 너무 빨리 내 손을 떠난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졸업 앨범이 없어진 느낌이 들었다. 서운함도 있고, 보면서 그때 추억이 다 떠올랐다. 촬영 추억들이 떠올라서, 한번에는 못 보겠다고 생각했다.
-'택배는 몽골몽골' 예능 촬영은 어땠나.
▶몽골에 가서 이틀 동안 씻지도 못한 상황이었고 이동 시간도 길었다. 엉덩이도 너무 아프고, 계속 차에만 있고 밖에는 비가 많이 왔다. 그래도 형들과 하는 여행이 재밌었다. 형들이 저를 시킨 게 아니라 '훈아 어때?'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셔서 힘들지는 않았다. 관찰 예능도 처음이었다. 맨 처음에는 카메라들이 보여서 옷 갈아입을 때 숨어서 갈아입었다. 몸이 힘들어지면 그게 안 보인다. 한국에 돌아와서 '이렇게 나가면 어떻게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는 의식을 많이 안하지 않았나 싶다.
-'택배는 몽골몽골'로 예능에 도전했는데 예능을 계속 할 생각이 있나.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저는 배우가 너무 간절했던 사람이었다. 드라마를 찍으면서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는 한두달 여유가 있는데 그때는 주저없이 예능을 할 생각이 있다. 어릴 때 예능을 보면서 웃고 울었던 사람이어서 언제든 불러주시면 감사하게 달려갈 생각이다.
-요즘 부모님에게 용돈 드리는 게 낙이라고 하던데, 가족들 반응은 어떤가.
▶쉴틈없이 예능이 나오고, 작품도 나오고 있다보니 가족들이 너무 좋아해준다. 아버지가 너무 좋아해주셔서 저는 차분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버지가 기사 보내주고 시청자 반응을 보내준다. 그래서 저는 상대적으로 차분해졌다. 또 제가 드러나는 직업을 하다보니 가족들이 조금 조심해지는 것 같다.
-'너시속'을 통해 성장한 점이 있다면.
▶인규를 연기하면서 배운 게 많았다. 인규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고민해주는 사람이다. 남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너시속'은 일명 '사친자'(사랑에 미친 자) 작품으로 유명하다. '너시속'처럼 본인도 사랑 때문에 했던 극단적인 일이 있다면.
▶저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주변이 잘 안보이는 성격이다. 그 친구에 대해 집중하는 게 가장 극단적인 모습이다. 친구와도 연락이 잘 안된다. 친구들은 잘 이해해준다.
-'너시속' n차 관람이 이어지고 있는데 어떤가.
▶작품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지만 12화까지 봤을 때 여운이 깊은 작품이었다. 그렇다 보니 시청자 분들 입장에서도 다시 한번 꺼내볼 수 있는 작품일 것 같다. 시간이 지나서 여운이 사라질 때 여운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