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햄버거를 먹던 중 벌레가 나와 항의한 소비자에게 업체가 흰봉투를 건네며 외부로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에 사인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11일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대전 중구에 거주하는 소비자 A씨는 버거킹 매장에서 햄버거를 포장해 집으로 가져와 먹던 중 손가락 두 마디 길이의 살아있는 초록색 애벌레를 발견했다.
곧장 구입 매장으로 연락을 한 A씨는 해당 매장에서 “교환 또는 환불을 해주겠다”는 입장만 전했다고 했다. A씨는 “환불이나 보상을 원하는 게 아니다”라며 “품질 관리를 어떻게 하기에 이 정도 크기의 벌레가 나왔는지 의문이다. 원재료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려달라”고 항의했다.
이후 A씨 버거킹에 양상추를 납품하고 있던 신세계푸드와 버거킹측과 만남을 가졌는데, 이들은 만나자마자 흰색 봉투를 건네며 “사례를 받으면 이 서류에 사인하셔야 하고, 외부로 사진과 내용을 발설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다”며 종이문서를 제시했다고 한다.
보상을 요구한 적이 없었던 A씨는 “돈이나 보상은 필요 없고, 앞으로 원료 관리를 잘 해달라”며 “다만 앞으로 버거킹에서 유사한 위생 관련 문제가 나왔을 시 저도 다시 문제 제기를 하겠다”고 말한 뒤 매장을 나왔다고 한다.
A씨는 “최근 또다시 버거킹에서 패티 포장용 비닐이 함께 조리됐다는 소식에 저도 과거 위생 문제를 알리기로 결심했다”며 “이런 문제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철저한 위생 점검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A씨가 버거킹을 이용한 시기는 2019년 7월쯤으로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세계푸드는 매체에 “먼저 애벌레가 나와 놀라셨을 소비자에게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이후 양상추 위생 관리에는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봉투를 건넨 것은 맞지만 정식적 위로금 명목이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소비자가 주장하는 각서는 우리 측 각서가 아닌, 버거킹에서 제시한 브랜드 각서”라고 덧붙였다.
버거킹 측은 “당시 소비자에게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하며 상품권을 건넸던 것이고, 외부 발설 금지 각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더욱 품질 관리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6일에는 버거킹 햄버거 고기 패티에서 기름에 녹은 포장용 테이프 이물질이 발견됐다. 매장 측은 상품권을 제안하고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지만, 피해자는 공익을 위해 관계 당국에 신고하고 언론에도 이 사실을 제보했다고 밝혔다.
2021년 11월 세종 조치원에서도 햄버거에서 비닐 조각 이물질이 나와 논란이 된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