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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순 "기러기 아빠 생활 6년째, 아내와 애정전선 이상 無"

2023.09.11 05:58  
TV조선 마이웨이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방송인 황기순이 기러기 아빠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일 저녁 방송된 TV조선(TV CHOSUN) '스타다큐 마이웨이'에는 80-90년대 전국민의 사랑을 받은 방송인 황기순이 출연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봤다.

황기순은 만 19세에 개그맨이 되었고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스타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1997년 해외 원정도박 사건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는 전재산을 탕진하고 필리핀에서 도피 생활을 했다.

황기순이 살고 있는 집은 널찍하고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 황기순은 "물건들은 다 숨겨놨다, 아내가 수납을 잘 해놨다"라고 했다. 이어 "기러기 6년차로, 가족들은 (해외에) 나가 있다, 아들이 잘 적응하고 즐거워 하고 있다"라며 "방학 때 오고 가면서 지내는데 누가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고 하지 않나, 다행히 아내는 서로 이해해주고 있어서 부부 애정 전선에 이상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아들방의 침대에 누우며 "아들방이지만 아내가 자는 방이다, 아들이 아직도 나랑 자려고 해서 미치겠다, 그러니까 동생이 안 생기지. 아내는 아들방에서 자고 나는 안방에서 잔다"라며 웃었다.

황기순은 "(도박을 할 때) 30분만에 8000달러 정도 없어졌다, 처음에 돈 잃었을 때는 다음에 와서 꼭 이겨야지 생각했다, 세 번 네 번 다섯 번 정도 갔을 때는 '이러면 안 되는데' 싶더라, 비행기 타기 전에 생각했는데 이미 몸을 실었고 멈출 수가 없더라. 깊은 구덩이에 들어가 있는 거다"라고 했다.

이어 "뉴스에 나온 걸 들은 시간이 오후 5시여서 밝을 때였는데도 몸이 착 가라앉는 것처럼 느껴지더라, 이런 일이 벌어지는구나 싶고 어떻게 죽어야 하나 싶었다"라며 "(도피 생활을 하며) 밥을 먹을 기회가 생기면 배가 터지게 욱여넣었다. 버텨야 되니까. 김치라도 구하면 무생채처럼 찢어서 아껴 먹었다"라며 울컥했다.

황기순의 누나는 "기순이가 오지로 녹화를 가서 연락이 안 될 거라고 하더라, 그러고 열흘, 보름이 자나도 연락이 안 돼서 이상하지만 연락할 방법이 없잖나, 그러다 신문에 (원정도박 뉴스가) 나온 거다"라면서 "딸이 '어떡하냐'고 하길래 혹시 엄마가 보실까봐 TV도 끄고 신문도 없애라고 했다, 그러다 어머니가 알게 돼서 충격을 받으셨다"라고 과거를 돌아봤다.

황기순은 "어머니가 '엄마가 대신 손가락질 받을게 살아있어라'고 했다, 세상 사람들이 다 외면하고 내팽겨쳐도 결국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은 가족이다. 가족들이 나를 위해서 걱정하고 기도한 것이 얼마나 컸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렬 등 동료들과 연락하며 다시 의지를 찾았다. 도피생활 2년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황기순은 "죄송하다고 하고 들어오면 되는데 자신이 없더라, 내가 무슨 자격으로 대중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하겠나 자격지심이 컸다"라며 "그 당시에 보도 프로그램에서 저를 취재한 내용이 방송되고 해외 도피 사범 자수 기간이기도 했다 ,용기를 내서 한국에 왔다"라고 설명했다.

재판에서 선고를 받을 때 판사는 황기순에게 "재기할 자신이 있냐, 재기를 못하면 형을 두 배로 늘리겠다"라고 말했다. 황기순은 "'무조건 앞만 보고 열심히 살겠다'고 했다, 당신이 꼭 재기해서 사회의 일원이 되라는 말로 해주셨다"라고 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