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77만 구독자를 보유한 한 유명 유튜버가 자신의 반려견에게 한우를 먹이는 이른바 '반려견 먹방' 영상을 촬영했다가,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람에게도 값비싼 음식을 동물에게 먹여 사치성을 드러냈다는 이유에서다. 유튜버의 사과문이 올라오자, 다른 누리꾼들은 오히려 해당 댓글을 단 누리꾼들을 비판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30일 유튜버 '하알라'는 한우를 비롯해 아스파라거스, 버섯, 브로콜리 등을 준비해 자신의 반려견 '앙꼬'에게 먹이는 영상을 업로드했다.
영상은 약 11분 분량으로, 하알라는 반려견에게 음식을 건네주며 화기애애한 촬영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영상이 업로드되고 난 뒤 누리꾼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값비싼 음식으로 알려진 한우를 반려견에게 먹인다며 공분한 것. 이들은 "비싼 한우고기를 강아지가 먹다니 어이가 없다", "세상에 결식아동들이 얼마나 많은데 선 넘었다"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상당수의 누리꾼들은 "앙꼬 너무 귀엽다", "가끔 우리 집 강아지도 소고기 먹이는데 모습이 딱 똑같다"등 공감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늘어나는 악플에 하알라는 결국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알라는 먼저 "앙꼬(반려견)는 제게 있어 가족이지만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분들 입장에서는 그저 개일뿐이라는 걸 안다. 그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이해하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그는 "이번 영상에서 몇몇 분들의 의견을 듣고 생각을 많이 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에는 '우리 집 강아지한테 내가 한우 준다는데 이게 잘못된 건가?' 이 생각이 처음 들었다. 그래서 어린 마음에 억울한 마음이 컸다"라면서도 "한편으로 생각해 보니 사람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을 거고 그래서 그 영상을 받아들이는 입장이 다를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구독자분들도 우리 앙꼬를 많이 좋아해 주시니 같이 귀여운 것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정육점에서 2만원치 꽃등심을 구매했고 그중에 한 덩이는 앙꼬를 먹이고 한 덩이는 가족이 먹었다"라고 해명했다.
끝으로 "다음에는 제가 좀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수 있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글을 마쳤다.
하알라의 사과문이 올라온 직후 해당 영상 댓글 창에는 비판을 제기한 누리꾼들에 대한 항의성 댓글이 빗발치고 있다. 이들은 "강아지한테 질투한다는 것 자체가 할 말 없다", "선을 넘은 건 오히려 당신들", "유튜버가 무슨 잘못을 한 거냐" 등 반응을 보였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