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부모의 '빚투' 문제로 활동을 중단했던 래퍼 마이크로닷이 6년 만에 카메라 앞에서 심경을 고백했다.
마이크로닷은 지난달 31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 출연해 '빚투' 사건 이후 고깃집에서 일을 하고, 그 돈으로 부모 '빚투' 피해자들에게 변제를 하고 합의를 하려 노력 중인 근황을 공개했다.
이날 마이크로닷은 제작진을 만난 뒤 "부모님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생긴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 화나셨던 분들에게 사과드리고 싶고, 죄송하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며 "합의를 맺고 도와주신 분들에게 아직도 죄송하다, 정말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으로 변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마이크로닷의 모습은 과거와 달랐다. 밝고 허물없는 성격이었던 그는 하루종일 집안에서 커튼을 친 채 생활하고 있었고, 새벽이 돼서야 자전거를 타고 한강에 나가 홀로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 현재 생계와 부모님 빚 변제를 위해 지인의 고깃집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1년간 그곳에서 직원으로 일을 배워왔다고 햇다.
마이크로닷은 "그때는 정말 저 스스로 감당 못할 만큼 힘들었었다, 하고 싶은 말과 드리고 싶은 말이 꾹꾹 쌓여 있는데 말씀을 드릴 기회는 없고 사건만 봤을 때는 내가 이 사건에 대해서 몰랐던 점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고, 많은 세월이 흐르고 나서 생각해보면 곧바로 피해자 분들을 만나고 이야기 나누면서 사실 확인을 했을 것 같다"고 과거를 후회했다.
마이크로닷의 아버지 신모씨와 어머니 김모씨는 지난 1990년부터 1998년까지 충북 제천에서 젖소 농장을 운영하면서 친인척, 지인 등 14명에 약 4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1998년 5월 뉴질랜드로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마이크로닷 부모 사건은 지난 2018년 11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고, 부모는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한 뒤 지난 2019년 4월 귀국, 조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끝에 마이크로닷의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실형을 산 뒤 추방돼 뉴질랜드에 거주 중이다.
마이크로닷은 "(뉴질랜드) 가서도 고생했는데 한국에서 같이 고생을 하면서 다시 일어섰으면 어땠을까"라고 덧붙였다. 당시 부모로부터 입은 피해자들의 총 피해금액은 3억9000만원이었고, 마이크로닷은 세월이 오래 흐른 뒤라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변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그는 "부모님으로 인해서 피해자분들이 생긴 거다, 그분들께는 끝없이 아직도 죄송하다, 합의 맺고 도와주신 분들께 아직도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빚투 사건' 당시 마이크로닷 측 한 관계자는 해당 '빚투' 이슈에 대해 "사실 아닌 허위를 담은 내용"이라며 "현재 유포한 사람을 처벌하기 위해 법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마이크로닷 본인 역시 이 같은 글이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해명할 것도 없고 황당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이후 부모님의 빚에 대한 폭로는 사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마이크로닷은 초기의 강경했던 대응 때문에 더욱 큰 비난을 받게 됐다.
마이크로닷은 "처음 들었던 생각은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거부감이 컸다, 이게 사실일까 설마, 사실일 수 있는데 저의 뉴질랜드에서 자라온 환경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고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충격이 되게 컸다"고 말했다.
이어 미숙했던 초기 대응에 대해서는 "누구를 만나야 할지 누구에게 전화를 해야할지 확인하는 찰나에 제가 알고 지냈던 외국인 변호사 형이 (기자에게) 사실무근이라고 말한 거다"라며 "그런데 저는 그 상황 속에서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었다, 부모님과 통화하고 있었고 이미 너무 늦었었다, 이미 기사가 너무 크게 났고, 그 한마디가 제가 봐도 너무 꽤씸하다, 되게 밉고 (제가 말한) 사실이 아니었지만 그게 세상에 이미 나와버렸다"고 밝혔다.
마이크로닷은 그간 피해자들을 만나 사과하고, 그들의 빚을 변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했다. 그는 "총 피해자는 열 세 분이다, 열두 분과 합의를 봤고 한 분이 남았는데 계속 (합의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모님으로 인해 피해 받은 분이 아직도 있어 아들로서 변제 하려고 아직도 노력하고 있고 저의 온 가족도 도와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6년간 마이크로닷은 집안에서 두문분출하며 지냈다고 했다. 우울증과 자괴감으로 힘들었다는 그는 "그때는 제가 세상에서 없어져야 욕하는 분들도 한이 풀리고 제가 여기서 없어지만 더 좋은 세상이 되겠구나, 그게 맞다고 생각하고, 어딜 가도 제 비난 글밖에 없었다, 몇 개월 지나니까 그 시기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조금씩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는 마이크로닷은 방송에서 '빚투'가 터질 당시 함께 있었던 작곡가 BXN을 찾아가기도 했다. 마이크로닷은 BXN과 녹음을 할 때 '빚투'가 터졌다며, 초기의 미숙한 대응 이후 추측성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 것에 대해 "사실 아닌 기사들이 많이 나왔는데 어떤 말을 해도 변명처럼 들릴 것 같더라, 이 사실을 확인하는 동안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분들께 연락이 와도 뭐라고 말씀드릴 지 몰라서 아무에게도 연락을 안 받았다, 이 사건에서 도망갔다고 기사들이 나왔는데 지난 5,6년 동안 이 사건을 피하려는 의미로 떠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방송에서 마이크로닷은 여전히 음악 작업을 하며 대중 앞에 서는 꿈을 잃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저희 부모님과 관련해서 피해와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다시 한 번 사과를 드리고 싶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한 때 저에게 끝없는 많은 사랑을 주신 분들께도 제가 큰 상처를 드렸는데 오래 시간이 지났지만 다시 한 번 뒤늦게라도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 응원을 해달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그렇지만 지켜봐달라, 지켜봐주시고 좋은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