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잠' 유재선 감독이 영화 속에 자신과 아내의 관계를 대입했다고 말했다.
유재선 감독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잠' 관련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영화 속 수진(정유미 분)이 '부부가 함께 하면 해결하지 못할 게 없다'는 소신을 끝까지 관철하는 것에 대해 "강요처럼 느낄 관객들도 많으실 것 같지만, 나는 내 자신과 아내를 많이 대입했다, 아내의 결혼관이 수진의 결혼관과 많이 유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쓸 당시 나와 내 아내의 관계도 현수와 수진을 닮았다, 나도 시나리오를 쓸 당시 무직이었고, 미래가 밝지 않았다, 아내가 경제적, 사회적으로 저보다 훨씬 잘 커리어가 쌓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저도 현수처럼 의기소침한 적도 많은데 그럴 때마다 수진이 현수에게 말했듯이 내 아내도 내게 같은 말을 계속 해줬었다"고 설명했다.
유 감독은 "어떤 경우에는 수진이 왜 현수 같은 사람과 결혼했을까 의문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나도 결혼할 당시 왜 내 아내가 나 같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할까 그런 의문이 들었다, 내가 이룬 게 없다고 얘기하면 내 아내는 수진처럼 '이건 함께 극복해나갈 문제'라고 얘기해줬었다"고 덧붙였다.
영화의 제작 과정, 칸 초청 소식에 이르기까지. 아내는 옆에서 유 감독에게 많은 힘이 돼줬다. 유 감독은 "(칸 초청 당시)제작사의 전화를 받았는데 그때 새벽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건 아내가 잠들어 있었는데 나 혼자 전화가 와서 조용히 받았었다, 칸이 됐다는 걸 아내를 깨우지는 않고 어떻게든 전달하고 싶어서 영화 속 수진이 자는 현수에게 속삭이듯이 자는 아내 귀에 '나 칸 됐대' 속삭였다, 아내가 눈을 번쩍 떴고 둘이 함께 춤을 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잠'은 행복한 신혼 부부 현수와 수진이 악몽처럼 덮친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유재선 감독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옥자'의 연출부 출신으로 이번 작품으로 데뷔했다.
한편 '잠'은 오는 9월6일 개봉한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