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제주 게스트하우스에서 처음 만나 결혼을 빌미로 관계를 이어가던 30대 남성이 수년간 7억원이 넘는 돈을 뜯어낸 혐의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1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근 창원지법 형사2부(서아람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A씨(34)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6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결혼을 빌미로 피해 여성 B씨(34)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7억 1775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았다.
앞서 두 사람은 제주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처음 서로를 만나게 됐다. 이때 A씨는 B씨를 보자 돈을 뜯어낼 생각으로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에게 돈을 빌리며 "어차피 결혼할 사이다. 결혼하면 다 해결될 것"이라고 말한 뒤 생활비, 경조사비, 선물비 등을 가져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게 가져간 금액은 현금 2억 9912만원에 달한다.
이어 사업을 한다는 등 주장하며 B씨에게 체크카드 1개와 신용카드 4개를 받아 4억 314여만원을 사용했다. 카드 대부분은 백화점에서 명품을 구입하는데 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는 B씨 명의로 외제차를 구입해 사용하면서 B씨로 하여금 할부금을 내게 만든 것으로도 드러났다.
그러나, 조사 결과 A씨는 B씨에게서 받은 금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연애 당시 B씨에게 '여보'라고 부르며, 집요하게 돈을 보내라고 요구하다, B씨가 돈을 적게 보내자 태도를 급변해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단순한 사기 범행을 넘어선 행위로, 피해자에 대한 농락과 학대 등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 편취 금액이 상당 부분 사치와 낭비로 소진해 비난 가능성이 큰 점, 피해가 대부분 회복되지 않고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라고 판시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