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최커' '현커' 나왔어? 그럼 정주행 몰아보기 해야겠다."
출연자들의 리얼한 일상을 담으며 사랑받은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서 '최종 커플'(최커)의 '현커'(현재 커플) 여부가 프로그램의 최대 이벤트로 자리잡으며 종영 후에 더욱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연애 리얼리티는 일반인 출연자를 유명인으로 만들며 모든 에피소드가 끝난 후에도 뜨거운 화제성을 유지한다. 대표적인 예가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티빙의 인기 예능 시리즈 '환승연애' 시즌2의 성해은, 정현규 커플이 있다. 시즌2 내내 성해은은 전 연인과의 재회에서 오는 복합적인 감정에 힘들어 했고, 정현규는 그런 성해은을 향해 '직진'하며 마침내 최종 커플이 됐다. 드라마틱한 서사와 아름다운 두 남녀 출연자의 매력이 더해지며 '환승연애2'는 폭발적인 화제성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프로그램이 종영했지만 이후에도 성해은 정현규는 연예인 못지 않은 인플루언서가 되어 여전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1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자랑하고 있고 각종 인기 유튜브 채널과 행사의 러브콜을 받으며 '셀럽' 라이프를 살고 있다. 지난달 두 사람이 함께 참석한 한 시상식에서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집에 돌아가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또 한 차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환승연애2'뿐만 아니라 SBS 플러스 '나는 솔로' MBN '돌싱글즈' 등에서도 출연자들이 실제로 연애, 결혼을 하는 사례가 나와 프로그램의 없어서는 안 될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웨이브의 퀴어 연애 예능 프로그램 '남의 연애' 시즌2도 지난 4일 최종회에서 커플이 탄생하며 종영 후 더욱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남의 연애'는 남자들의 연애 리얼리티다. 8명의 남자들이 한 집에서 생활하며 친구가 되고 나아가 연인이 되는 모습을 담았다. 게이가 출연하는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설정 자체가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된 만큼 시즌1에서는 다소 연애 예능 프로그램의 재미가 아쉬웠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시즌2에서는 보다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출연자 준성과 성호는 첫만남에서 호감이 엇갈렸으나 준성의 '직진'으로 마침내 성호와 커플이 되는 결과를 이루며 시청자들을 가장 열띤 반응을 이끌어 냈다. 특히 이들은 모든 에피소드가 공개된 후 SNS를 통해 연인이 된 지 200일이 되었다면서 '현커'의 근황을 알렸다. 웨이브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코멘터리, 러브스토리 요약본 영상을 올리며 온라인 화제성을 높이고 있다.
'남의 연애2'는 웨이브 신규 가입지수를 높였고 최종회가 공개된 4일에는 일간 신규 유료 가입 견인 콘텐츠 1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아이치이 글로벌, 라쿠텐TV 등 해외 OTT 플랫폼에서도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일 전편을 공개한 넷플릭스 '열아홉 스물'(19/20)은 '첫사랑' 연애 리얼리티를 표방한다. 제목대로 19세 미성년자 출연자들이 10대 마지막 일주일, 그리고 성인이 된 스무살 첫 일주일을 함께 보낸다. 한 교실에서 만난 이들이 서로를 알아가면서 조금씩 설레는 감정을 느끼는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도 풋풋하고 몽글몽글한 감정을 안긴다.
성인이 되어 더 큰 세상을 만나는 순간은 이들에게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이들이 발산하는 발랄한 생기 속에 호기심과 긴장감이 공존한다. 자신만의 스무살을 맞이했거나 스무살을 앞둔 시청자들 모두 쉽게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다.
이들이 서로 가까워지며 설렘을 키워가는 가운데 최종회에서는 노희지 김평석, 임정윤 정지우, 이지민 최예린이 최종 커플이 됐다. 진심을 담아 마음을 고백하며 친구에서 연인이 된 이들이었다. 촬영 시기와 방송 시기가 다른 만큼 '최종 커플'이 곧 '현재 커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시청자들은 최종회에서 공개된 최종 커플의 근황을 궁금해 했다. 그리고 이들이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의 달달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것에 더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넷플릭스와 출연자들 모두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통해 '열아홉 스물'이 탄생한 '현재 커플'의 근황을 공개하며 화제성을 높이고 있다.
연출자인 김재원 PD는 최근 뉴스1에 "'열아홉스물'은 '최커' 중 '현커'를 찾는 것이 아니라, '최커'가 모두 '현커'로 이어지는 연애 프로그램상 처음 있는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데이팅 예능에서 PD는 일종의 소개팅 주선자라고도 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그 어느 때보다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현커'는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출연하거나 방송용 설정을 충실히 따른다는 일각의 부정적인 시선을 지우고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더욱 높인다. 그뿐만 아니라 종영 후에 오히려 다시보기, 몰아보기를 하는 OTT 플랫폼의 시청 특성이 더욱 효과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김 PD는 "데이팅 프로그램의 본질은 결국 진정한 사랑을 찾고 커플이 되어가는 과정을 관찰하는 것인데, '현커'가 나오면 그들의 첫 만남부터 마지막 고백까지 모든 과정을 나노 단위로 복습하는 분들이 생기는 것 같다, 프로그램을 다시 정주행 해주시기도 한다, 또 온라인상에서도 '현커 영상'이라는 제목이 붙으면 다른 영상들에 비해 훨씬 많은 관심을 보여 주시는 것 같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