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 부부가 잼버리 대원들에게 제공된 복숭아를 훔쳐 갔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분을 사고 있다.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잼버리 대원들 복숭아 두 상자 훔쳐 간 부부 많이 X 잡수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오늘 네 시간 운전해서 아이와 입장료 내고 잼버리 일일 입장했다"며 "입장료도 비싸다. 성인 2만원, 13세 이하 1만원, 전라북도 도민은 공짜라 부럽다"라고 운을 뗐다.
"기념품 공짜냐" 마구 챙겨간 어른 방문객에 '눈쌀'
A씨는 "각 부스마다 기념품을 나눠주거나 체험하는데 수량이 정해져 있어 온 가족 다 주기 힘들어 보였다"며 "이건 분명히 스카우트들이 중심이 되는 행사인데 굳이 그걸 다 받겠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1인 1개인데 방문객들이 많이 챙겨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부스에서는 40대 아주머니가 기념품 이것저것 잡으며 다 공짜냐, 다 가져가도 되냐고 큰소리 지르면서 고맙다고 하는데 부끄럽지 않으신지"라고 꼬집으며 "외국 어린 스카웃 대원들의 썩소(썩은 미소)를 보니 제가 다 부끄러웠다"고 질타했다.
대원들도 1개씩 가져가는 복숭아, 2상자 차에 실은 부부
A씨는 "(또 다른 부스에서는) 대원들 먹으라고 제공하는 복숭아가 있더라. 철수한 벨기에 진영에 조금 쌓아 놓았는데 대원들은 하나씩 가져가거나 나라별 지도 선생님들이 한두 상자 가지고 가더라. 방문객들은 당연히 손댈 생각을 안 했다. 상식이니까. 수량도 넉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복숭아는) 근처 농장 주인분이 기부하신 것 같았다. 기부받는 부스가 따로 있었고, 여러 가지 물건들이 계속 들어왔다"면서 "그걸 두 상자나 훔쳐서 싣고 집으로 가는 가족이 있더라"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그걸 들고 가는데 경찰도, 관계자도 아무도 저지하지 않더라. 안 그래도 어수선한데 분위기 나빠질까 봐 조용히 넘어가는 분위기 같기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가져다 놓으시라고 한마디 하려다 그냥 포기했다. 그런 말이 통할 사람이라면 애초에 이런 짓도 안 했을 거고 괜히 고성이 오가면 더 부끄러워질 것 같았다"라며 "아이 데리고 갔다가 못난 어른들 추태만 보여준 것 같지만 반면교사 삼겠다"고 했다.
지역특산물 등 기부하러 온 사람들도 많은데..
그는 "지역 특산물 기부하는 분들, 한국 기념품 챙겨와 나눠주시는 분들, 얼음물이 무한 공급되는지 모르고 몇 상자씩 싸 들고 오신 분들, 입장과 동시에 아이들 걱정하시는 분들 등이 99.8%는 됐다"며 "잼버리를 방문한 거의 모든 분들이 매너 있고, 배려 깊었으며, 멋진 관람 매너를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환경은 열악했지만 참가한 스카웃 대원들은 악조건 속에서도 문화를 나누고 자국을 소개하고 배지, 스카프를 나누며 나름 재미있게 보내고 있었다"며 "(스카우트들은) 남은 시간 동안 귀한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맛있는 거 먹고, 친구도 많이 사귀고 좋은 것도 많이 보고 안전하게 돌아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부끄러움을 모르네, 창피해" 네티즌들도 쓴소리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벼룩에 간을 내 먹는다는 것이 저런 거죠", "부끄러움을 모르는 건지", "진짜 창피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8일 잼버리 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에 대비해 이날 오전부터 잼버리에 참가한 156개국 3만6000여명이 버스 1022대를 이용해 이동한다.
대원들은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K팝 콘서트를 보기 위해 다시 한번 서울에 집결한 뒤 다시 숙소로 돌아갈 예정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