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국 잼버리 가려고, 딸이 18개월간 쿠키 팔았는데..."

英스카우트 대원들, 모금활동 벌인 사연

2023.08.08 08:20  

[파이낸셜뉴스] '2023 새만큼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했던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대회 참가를 위해 약 3500파운드(약 584만원)씩 지출했으며 대부분 모금 행사로 비용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스카우트연맹 대표는 이번 잼버리 행사에 참가한 대원들이 약 3500파운드(약 584만원)씩 지출했으며, 모금 활동으로 비용을 마련한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식당에서 일해 모은 돈으로.. 한국서 전쟁 같은 경험 배워"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잼버리 참가비를 마련하기 위해 학교와 지역에서 핀이나 쿠키를 만들어 파는 모금 행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라프 클레이튼씨는 "딸 가브리엘라(16)가 참가비를 마련하려고 18개월간 빵을 구워 팔고 영어를 가르치고 식당에서 일했다"며 "한국어와 문화 공부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조기 철수하게 돼서 매우 속상해했지만 위생 상태와 날씨가 급격히 악화해서 야영장을 떠날 때쯤엔 끔찍했다"며 "아이들은 버스를 기다리면서 쓰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딸이 전쟁 같은 경험을 하고 많이 배웠을 테니 그런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런 행사를 주최한 한국의 명성에 관해선 별로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철수는 옳은 선택.. 다른 나라 대원들 어울릴 기회 놓쳐 실망"

지난 2019년부터 스카우트 대원으로 활동한 아이스틴 세이롤(15)도 부모님 없이 홀로 떠나는 첫 해외여행을 기대하며 2500파운드(약 417만원)을 마련했다.

세이롤의 부모는 "(자녀가) 매우 더운 날씨와 현장 위생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며 "이러한 상황에 캠프를 떠난 것은 옳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다른 나라 스카우트 대원들과 어울릴 기회를 놓친 것이 실망스럽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맷 하이드 대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호텔 이동으로 인한 비용이 100만파운드(약 16억7000만원) 이상"이라며 "이는 앞으로 3∼5년간 영국 스카우트가 계획한 일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영국스카우트 대표는 "잼버리 선 넘었다.. 주최즉에 실망"

하이드 대표는 "현장에서는 그늘이 부족했고, 식이요법이 필요한 대원들을 위한 음식 미비했으며, 위생 열악, 의료 서비스 불충분 등 네 가지 측면에서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주최 측에 실망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가기 전부터 그리고 행사 중 이런 우려에 대해 지속적으로 제기했고, 시정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수천명이 사용한 화장실이 정기적으로 청소되지 않는 걸 상상해 보면 어떤 상황이었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BC는 전날 일부 스카우트 대원들은 숙소 부족으로 방에 5명씩 나눠 쓰고 있으며, 250명 가까이가 서울의 한 호텔 연회장에서 하룻밤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현재는 모두 호텔 객실을 확보한 상태다.

하이드 대표는 "영국 스카우트의 비상 대책은 서울 프로그램 참여에 초점을 맞췄다"며 "대원들은 여전히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최대 참가국으로 청소년과 인솔자가 4400여명에 달한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