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충분히 잘 자고도 "잠 못 잤어요" 한다면.. 불면증 환자 65%가 앓는병

2023.07.31 06:00  

[파이낸셜뉴스] 불면증 환자의 65%가 충분히 잤는데도 자지 못했다고 착각하는 ‘수면착각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수면센터는 만성 불면증으로 ‘수면 다원 검사’를 받은 200명(남성 95명, 여성 105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실제로는 잠을 잤지만 잠을 자지 않았다고 착각한 ‘수면착각증후군’ 환자의 비율이 6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가운데 6명이 넘는 사람들이 충분히 잠을 자고도 그러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연구팀이 수면 다원 검사 후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실제 수면 시간의 30%도 안 잤다고 답한 경우가 41%, 30~50%만 잤다고 답한 경우가 18%, 50~70%만 잤다고 답한 경우는 20%였다. 불면증 환자 중 상당수가 잠을 잤는데도 불구하고 잠을 자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수면착각증후군은 수면 중 여러 가지 원인으로 빈번히 깼을 때 특히 심하게 나타난다. 수면착각증후군 원인은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호흡장애가 68.5%, 팔다리가 떨리는 수면장애인 사지운동증후군이 23%, 기타가 8.5% 등이다.

실제로 수면착각증후군이 심할수록 수면무호흡증 지수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수면을 착각하는 비율이 높은 환자일수록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 중 각성이 더 심하게 나타났다. 또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비율로 수면을 착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면착각증후군을 앓는 환자들은 수면이 부족하다고 여겨 더 많이 자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럴수록 밤에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는 부담감과 불안감이 커져 오히려 질 좋은 잠을 못 자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또한 질이 낮은 수면을 자게 되면 낮 동안에도 늘 피로하고 무기력함을 느끼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수면호흡장애를 가진 수면착각증후군 환자가 검사를 받지 않고 불면증으로 오인해 수면제를 복용하면 수면 도중 호흡 기능이 더 떨어져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불면증이 있다면 수면제를 복용하기 전에 본인의 수면장애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수면착각증후군은 수면다원검사로 파악할 수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