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KBS는 생존자들과 유가족들의 동의를 받아 물이 가득 찬 지하차도에서 사람들이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촬영한 승용차는 물이 들어오기 시작할 즈음 지하차도에 진입했다. 불과 몇 초 만에 물이 차량 앞 덮개까지 차오르며 더는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물은 순식간에 어른 허리 높이까지 차오르며 주위의 승용차 몇 대가 둥둥 물 위로 떠올랐다.
사람들은 지하차도 입구까지 이어진 천장 구조물을 잡고 탈출하기 위해 거센 흙탕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허우적거리며 터널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 속에 남성 1명이 겨우 차량 위에 오르는데 성공했고 이 남성은 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들을 도와 차량 위로 끌어올렸다.
차량에 올라선 이들은 휴대전화로 애타게 구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끊임없이 차오르는 물에 이들은 다시 흙탕물로 몸을 던져 탈출을 감행했다.
생존자는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몸이 알아서 막 움직이고 그랬던 것 같다”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약 10초 뒤 이들의 모습을 촬영하던 차량마저 물에 잠기면서 영상이 끊긴다.
안타깝게도 영상에 찍힌 이들 중 1명은 끝내 지하차도를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궁평2 지하차도에서는 지난 15일 오전 8시40분쯤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쏟아져 들어온 물에 차량 16대가 잠기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