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학교에서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초등학생이 치료를 받다 2주만에 숨졌다.
유족은 소아 응급환자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학교 측의 안일한 초기 대응에 시간을 허비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24일 대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11시쯤 대전 중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A양이 뇌출혈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KBS에 공개된 당시 학교 엘리베이터 내 CCTV 영상을 보면 A양은 몸을 휘청이다 바닥에 주저 앉는다. A양은 머리가 아프다며 보건실에 갔다 교실로 돌아가던 중이었다고 한다.
영상에는 A양이 앉았다 일어나길 반복하더니 그대로 바닥에 누운 채 머리를 붙잡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도 담겼다. 3분 넘게 홀로 방치됐던 A양은 비명소리를 들은 교사가 문을 열어준 뒤에야 밖으로 나왔다.
A양은 어머니는 학교로부터 연락을 받고 도착했을 때 딸이 이미 의식을 잃어가는 상태였다고 토로했다. A양 부모는 “딸이 이미 복도에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했고, 엘리베이터 안 비명이 밖에서 들릴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는데도 학교 측이 119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부모가 오기 전까지 대답할 정도로 의식이 있었다”며 “응급처치 매뉴얼에 따라 대처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A양은 교사에게 두통을 호소한 지 50분 만에 구급차를 탔으나, 119 구조대가 온 뒤에도 A양은 한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대전 내에 A양을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이 없어 세종까지 이송됐기 때문이다.
A양은 병원으로 이송돼 뇌출혈 진단을 받고 수술 후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수술 2주 만에 숨을 거뒀다.
A양은 뇌출혈 수술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2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소방 관계자는 “이송이 지연될 수 있어 곧바로 이동하지 않고 현장에서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은 것”이라며 “당시 소아신경과 뇌출혈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없어 다른 지역으로 이송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A양 가족들은 학교 관계자들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는 계획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