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에서 해병대 고(故) 채수근 상병(20·순직 후 추서)이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가운데, 한 해병대 전역자가 채 상병이 투입됐던 수색작전에 대해 수색대대나 보병대대 소속 병사들이 아닌 포병대대 소속 일병이 투입됐다는 점을 짚으며 “책임자 색출해서 조사하고 왜 저런 결정을 내렸는지 따져야지, 한 명의 비극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20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병대 전역자가 보는 해병 실종사고’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됐다.
자신을 ‘5년 전 1사단 상륙기습 보병대대에서 전역한 전 해병대원’이라고 소개한 작성자 A씨는 △구명조끼도 없는 포병대대를 수색 작전에 배치한 것, △수영 특기랑 거리가 먼 포병대대를 구명조끼도 빌리지 않은 채로 수색 작전에 배치한 것, △전투수영 시즌도 겪지 않은 ‘일병’ 계급의 병사를 수색 작전에 배치한 것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A씨는 우선 “순직한 채 상병은 포병대대 출신인데, 포병대대에는 구명조끼가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A씨는 “보병대대에서도 상륙기습 같은 곳은 늘 바다에서 훈련하기 때문에 구명조끼가 널럴한 수준 이상으로 많고 수색대대도 마찬가지다”면서 “포병대대는 당연하지만 병과나, 특기 훈련에도 바다에 갈 일이 적기 때문에 부대 내에 구명조끼를 비치해놓을 일이 없다. 당장 같은 보병대대인 유격이나 공정도 구명조끼를 상륙기습대대에서 빌려 쓴다”고 설명했다.
A씨는 “처음 실종 소식 들었을 때 ‘아 수색대원들 투입해서 (수색)하다가 실종된건가’ (생각)하다가 수색대 이야기가 없고 사진 상으로도 수색대 복장이 아니길래 그렇다면 상륙기습 대대 같은 보병대대에서 갔나 했다”며 “그런데 포병대대라는 기사 보고 머리가 멍 해졌다. 당장 보병대대 내에서도 유격이나 공정은 물에서 보내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힘들텐데 포병대대를 보냈다?”고 반문했다.
A씨는 채 상병이 포병대대 소속이었다는 점 뿐 아니라, 수색 작전 당시 계급이 ‘일병’이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A씨는 이어 “전투수영 다 마쳤어도 저런 급류면 힘들텐데 전투수영도 아직 안 끝낸 병사를 급류에서 수색작업 시켰다?”라며 “몇 달 간 물에서 지내는 수색대 병사들도 힘들 판인데...”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A씨는 “책임자 색출해서 조사하고 왜 저런 결정을 내렸는지 따져야지 그냥 한 명의 비극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