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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칸이 꿈이죠" 이원정, 쾌활함 속 숨겨진 '연기사랑' ②

2023.06.29 17:31  
배우 이원정 /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배우 이원정 /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배우 이원정 /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KBS 2TV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지난 20일 종영을 맞았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1987년으로 시간여행을 온 윤해준(김동욱 분)과 백윤영(진기주 분)이 우정리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1987년의 시대의 상처를 가족애와 사랑이라는 주제로 풀어내면서 시청자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다.

배우 이원정은 극 중 훗날 윤영의 아버지가 되는 우정고등학교 3학년 백희섭 역을 연기했다.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부모가 희생되고 형과 함께 살아가지만 특유의 쾌활함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는 인물이다. 미래에는 1987년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수사를 받던 중 생긴 고문후유증으로 힘들어하지만 과거에서만큼은 꿈많고 매력적인 음악소년으로 등장해 극의 활력을 더했다.

이후 과거로 온 윤영와 해준을 만나 자신의 삶을 바꿔나가면서 새로운 미래를 맞게 되는 백희섭을 이원정은 입체적으로 그려내면서 배우로서 자신의 역량을 입증했다.

2019년 OCN '미스터 기간제'로 데뷔해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채워오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로 첫 주연을 맡게 된 이원정을 최근 뉴스1이 만났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통해 배우 이원정의 진가를 제대로 알린 그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N인터뷰】①에 이어>

-데뷔 후 4년이 지났는데 배우로서 발전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제일 간단한 것만 생각하면 단역에서 주연이 됐다. 마인드가 많이 바뀌었다. 스스로를 관리하고 철저하게 분석하는 것을 거듭하면서 제가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 또 사회생활을 어렸을 때부터 시작했다 보니깐 사람들 대할때나 바라보는 것도 환경을 바라보는 것들도 많이 달라지고 감사하는 생각이 많아졌다. 시간이 흘러가는 걸 보면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다.

-처음 배우가 됐을 때 정해뒀던 목표를 차차 이뤄가고 있다고 생각하나.

▶이뤄가고 있는 것 같다. 제가 항상 저에게 던지는 질문이 '원석아 잘 하고 있어?'인데 사실 답은 잘 안 나온다. '잘하고 있어' '잘 못하고 있어' 이것도 아니고 '그냥 모르겠어'인 것 같은데 그래도 예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지금은 철학도 생긴 것 같다. 또 다른 것들을 바라보는 시야 자체도 되게 넓어진 것 같다. 예전에는 하나에만 집중해서 좁게 봤다면 이제는 좀 더 넓게 아우르면서 볼 수 있는 시선이 생긴 것 같다. 물론 선배님들만큼의 역량은 아니곘지만 그래도 내가 지킬 수 있는 바운더리 안에서는 볼 수 있는 시야가 트이는 것 같다.

-처음 연기를 꿈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꿈이 너무 많았다. 요리사도 하고 싶고, 검사, 판사도 하고 싶었다. 그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TV를 봤는데 거기 나오는 배우는 그걸 다 하고 있었다. 그게 이병헌 선배님이었다. 그때 '나 저거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배우는 다 할 수 있잖아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접근했는데 어머니가 극구 반대하셨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가고 저는 공부도 안 좋아하고 성적은 안 나오고 축구도 잘 못하니깐 어머니가 결단을 내리신 게 연기 학원을 가라는 거였다. 그때 또 반발심이 생겨서 '왜 이제 와서 이러시나'라고 했었다.(웃음) 그때 어머니가 '너 공부도 안 하고 연기도 안 하고 뭐할래, 너 맘대로 해'라고 하셨다.

그렇게 학원 원장실에서 한 시간동안 고민했다. 이후에 학원을 다니면서 즉흥 상황으로 연기를 해야했다. 택시 한 대가 있고, 각자 어떤 이유 때문에 가야 되고 둘이 그 이유를 알려줄 수 없는 상황에서 합승도 안 되는 갈등 구조를 표현하라는 주제를 받았다. 근데 그게 너무 재밌더라. 그래서 너무 잘 맞아서 연기 학원을 다니게 됐다. 이후에 예고 입시를 준비했는데 운 좋게 예고를 다니고 연극을 하게 됐다. 또 거기서 예술계 대학교를 가야겠다 싶어서 예대에 갔는데 고등학교 때 배운 걸 거의 비슷하게 배우고 있더라. 그래서 '아 현장으로 가야겠다'라고 생각해서 막무가내로 프로필을 돌렸고 그때 만난 작품이 '미스터 기간제'였다.

-그렇게 반대하시던 어머니의 지금 반응은 어떠신가.

▶'나 아니었으면 너의 지금은 없었어'라고 하시더라.(웃음) 근데 그 말도 맞다. 엄마가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연기할 수 없는 게 맞다. 그런데 언젠가는 제가 연기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한 번 연기를 해봤던 친구들은 무조건 연기로 돌아오게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연기만큼 재밌는 게 없다. 저도 지금까지 계속 일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연기를 너무 사랑해서다. '골프를 알면 인생이 보인다'라는 말도 있지 않나. 그만큼 골프가 어렵다는 건데, 저한테는 연기가 그런 존재다. 어려우니깐 더 재밌고 그만큼 또 사랑해라게 되고 계속 하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배역도 있을 것 같은데.

▶장르는 느와르르 하고 싶다. 누구를 때리거나 살인을 저지르는 건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그래서 드라마에서는 경험이 아닌 상상력을 동원해서 하는 거다. 그런 경험들을 통해서 저 자신도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역할은 생각해놓은 게 없었는데 지금은 조커 역할이 하고 싶다. 조커가 미국 것이기는 하지만 동양인 조커도 나온다면 제가 해보지 말란 법 없다.(웃음)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본인의 연기 경력에서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점프라고 생각한다. 제가 2019년 단역으로 시작해서 2023년 주연을 하고 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통해서 한층 점프했다고 생각한다. 사람으로서, 또 배우로서 많이 배웠다. 앞으로 더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는 더 많은 기대와 사랑 받을 텐데 그 그릇의 크기를 제가 만들어야 한다. 부담감보다는 감사하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아무래도 아카데미와 칸이다.
세계적이고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영화제에서 제가 수상한다면 그보다 기쁜 게 어디있겠나. 상상만 해도 입꼬리가 올라간다. 배우로서 목표는 그렇다. 어쨌든 배우는 인정 받는 것에 목말라있다 보니깐 배우로서 인정을 받는다면 정말 소원이 없을 것 같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