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경찰단은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A군(19)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승객 180명 탄 기내서 "문 열겠다" 난동
A군은 전날인 19일 오전 5시30분께 승객 180여명을 태우고 필리핀 세부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에서 비상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등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륙 후 1시간가량 지난 시점부터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등 이상 행동을 했고 승무원에게 '가슴이 답답하다'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승무원은 A군을 문과 떨어진 앞쪽 자리로 옮겼지만 이후에도 그는 여객기 비상문을 여러 차례 열려고 하다가 승객 4명과 승무원에게 제압됐다.
당시 여객기는 높은 고도에서 비행 중이어서 비상문은 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기는 보통 3km 이상 고도에서는 내·외부 기압 차이 때문에 비상문이 열리지 않는다.
제주항공 측은 A군을 결박한 채로 구금했다가 착륙 후 인천공항경찰단에 인계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비행기에는 구명조끼가 몇 개나 있냐", "비상문을 열면 승무원들이 다 해고되느냐" 등 횡설수설하며 뚜렷한 범행 동기를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고등학교를 중퇴한 A군은 혼자 세부에서 한 달가량 체류한 뒤 귀국하는 길이었다. 그는 정신과 치료 전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승무원들 비명소리에 청년승객들이 제압" 목격담 이어져
한편 사건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해당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객들의 목격담이 이어졌다.
승객 A씨는 "졸다가 깼는데 앞쪽 좌석에 승무원들과 한 청년이 서 있었다.
승객 B씨는 "남자 승객이 비행기 문을 열겠다고 소동을 벌이는데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라고 전했다. B씨는 이어 "상황 이후 가운데 앉은 다른 남성분이 쓰러지기도 했다"라며 "한 비행기에서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나는 게 가능한가 싶기도 하면서 아직도 문 열려고 하신 분 표정이 생각나 꿈에 나올까 무섭다"라고 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