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이 개발 중인 대형 군사용 무인기(드론)가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에 처음 포착됐다고 14일 북한전문매체 NK뉴스가 보도했다.
NK뉴스에 따르면 미국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 랩스'가 지난 14일 촬영한 북한 평안북도 방현 공군비행장 활주로 사진엔 날개폭이 약 35m인 무인기의 모습이 담겼다. 이는 이달 3일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날개폭 약 20m의 무인기보다 큰 것이다.
또 이번 위성사진에선 무인기 시험비행에 필요한 안테나 등 장비 운반용일 가능성이 있는 차량도 활주로 인근에 위치해 있는 게 식별됐다.
다만 NK뉴스는 이번에 포착된 드론이 정찰용인지 공격용인지, 개발이 어느 단계까지 진전됐는지 등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방현 비행장에선 작년 12월 이후 중국의 장거리 무인기 '차이훙(彩虹·CH)-4'와 유사한 형태의 무인기가 상업용 위성사진에 종종 포착되고 있다.
중국 항천과학기술그룹(CASC)이 만든 공격용 무인기 CH-4B는 레이저 유도 공대지미사일과 GPS(위성위치정보) 유도폭탄, 대전차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고, 고도 5㎞ 이상 상공에서 40시간 연속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측은 미국 공군의 무인 공격기 MQ-9 '리퍼'(길이 11m·날개폭 20m) 등에 대응해 '차이훙' 계열 무인기를 개발, 그간 아시아·중동 등 10여개국에 수출해왔다.
이에 앞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2021년 1일 제8차 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 때 '국방과학 발전·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500㎞ 전방 종심(縱深)까지 정밀 정찰할 수 있는 무인정찰기를 비롯한 정찰 수단 개발'을 지시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이 같은 무인기 개발에 관한 공식 발표나 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북한이 지난달 31일 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 시도에 앞서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명의 입장문에서 정찰위성 외에도 "다양한 정찰 수단들"을 "새로 시험할 예정"이라고 밝힌 사실을 감안할 때 정찰용 무인기나 기구(정찰 풍선) 등을 계속 개발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5일 브리핑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 발사체' 발사 준비와 무기개발 동향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작년 12월26일엔 폭 3m 이하, 길이 2m 이하의 소형 무인기 5대를 군사분계선(MDL) 너머 우리 영공으로 날려보낸 적이 있다. 당시 북한이 보낸 무인기 가운데 1대는 서울 용산 인근 상공까지 날아왔다가 되돌아갔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