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하이볼이 유행하면서 위스키 소비량이 늘고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카치, 버번, 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78.2% 급증한 8443t에 달했다.
특히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은 살찌지 않는다'는 속설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도 위스키를 찾는다.
하지만 365mc 영등포점 소재용 대표원장은 독주는 살이 덜 찐다는 것은 잘못된 다이어트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도수 높을수록 칼로리도 높아
알코올의 열량은 알코올 도수에 비례해서 높아지므로 40도가 넘는 위스키는 소주나 맥주보다 칼로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 알코올은 1g당 7㎉의 열량을 내는데, 여기에 제조 방식 등에 따라 주종간 열량 차이가 발생한다. 100㎖ 기준 위스키는 237kcal, 소주 205kcal, 와인 73kcal, 사케 107kcal, 맥주 40kcal 순이다. 싱글몰트, 블렌디드 등 위스키의 종류가 달라져도 기본적인 열량은 100㎖ 당 220~230kcal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보통 30㎖ 싱글 한잔을 마시면 약 71kcal를 섭취하게 되며 싱글의 배인 더블은 칼로리도 2배인 142kcal가 된다.
물론 위스키를 소주나 맥주를 마실 때처럼 벌컥벌컥 마시지는 않기 때문에 섭취량이 적을 수는 있다.
소 대표원장은 "한 캔에 500㎖인 맥주나 자연스럽게 들이키는 소주에 비해 섭취량이 적다보니 칼로리 섭취 면에서도 덜하게 느껴질 수는 있다"며 "하지만 분위기에 휩싸여 샷 잔으로 많이 마시다보면 맥주나 소주 못지 않게 높은 열량을 섭취할 우려가 커진다"고 말했다.
하이볼로 마시면 칼로리 상승
그나마 다행인 것은 증류주인 위스키는 당질, 즉 탄수화물 함유량이 '0'이라는 것이다. 위스키는 보리 맥아나 물 등 원재료를 당화 발효시킨 뒤 휘발 성분만 증류해 당질이 없다. 증류주인 소주 역시 당질은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다른 주종은 당질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100㎖ 기준으로 봤을 때 맥주에는 3.1g이, 사케에는 4.5g의 당질이 들어 있다. 맥주 작은 캔(350㎖) 기준 약 11g의 당질을 섭취하게 된다.
하지만 요즘 유행하는 하이볼 형태의 위스키는 소다수나 얼음 등을 넣고 달콤한 시럽이나 레몬네이드 등을 가미하게 된다. 이는 당질을 섭취로 이어진다. 또 안주로 즐겨 선택하는 카나페나 베이컨 등 단짠 메뉴들의 칼로리도 만만치 않다.
소 대표원장은 "위스키만 혹은 얼음이나 물하고만 마실 경우 혈당이 갑자기 높아지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이외의 상황이라면 당질 섭취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도수 높을수록 분해되기까지 오래 걸려
소량의 알코올 섭취가 비만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조금씩 마시는 술은 분명 영향을 미친다.
우리 몸은 영양소보다 알코올을 먼저 분해한다. 도수가 높은 술일수록 간에서 알코올 분해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이 자주, 길게 이뤄지면 갈 곳이 없는 미리 섭취한 에너지는 중성 지방으로 변해 허벅지, 복부 및 내장지방, 팔뚝 등으로 축적된다. 알코올을 섭취한 만큼 대사와 근육의 합성이 악영향을 받고 살찌기 쉬운 조건으로 변하기도 한다. 매일 밤 홀짝홀짝 혼술하는 습관도 버려야 하는 이유다.
상습적인 알코올 섭취는 탄수화물을 중성지방으로 변환시키는 대사경로를 발달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복되면 중성 지방이 간에 축적돼 지방간이 되기 쉽다. 여기에 복부 내장지방까지 겹치면 만성질환에 더 취약해진다.
소 대표원장은 "체중조절을 위한 다이어트 중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게 가장 좋다"며 "첫 번째는 술을 자주 마시는 것 자체가 살찌기 쉬운 체질로 바뀐다는 것을 뜻하며 두 번째는 복부 속 내장지방까지 발생시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마셔야 한다면 희석해야
위스키를 마셔야 할 자리라면 세계보건기구의 '알코올 적정 섭취 권장량'을 기준으로 삼는 것도 도움이 된다. WHO가 권고하는 1일 알코올 섭취량은 남자 40g, 여자 20g 이하다. 위스키로 치면 남성은 120㎖, 여성은 절반인 60㎖ 안팎이다.
또 40도가 넘는 알코올 도수는 탈수를 일으키고 위 점막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얼음이나 물에 희석시켜 마시고 하이볼로 즐길 때에는 카페인이 없는 차나 설탕이 없는 탄산수를 첨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이어트 중이라고 해서 안주 없이 술만 마시면 안된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에 포만감을 주는 치즈나 다크초콜릿, 견과류를 적정량 곁들이는 것이 좋다. 메인 요리로는 단백질이 풍부한 스테이크, 수육, 생선회 등이 추천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