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월 40만원이면 꽃미남과 결혼? 그 정체는 무엇?

2023.06.05 06:46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두 아이를 기르는 싱글맘이 인공지능(AI) 남성 캐릭터와 사랑을 하고 그와 결혼까지 하는 일이 발생했다. 마치 공상과학(SF) 영화 '그녀(Her·2014)'가 떠오르는 듯한 사례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뉴욕 브롱크스에서 두 아이를 홀로 키우는 로잔나 라모스(36)는 최근 레플리카(Replika) 앱에서 만들어낸 가상의 남성 에런 카르탈과 올해 결혼해 신혼을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카르탈은 푸른 눈을 가진 남성 캐릭터로, 살구색을 좋아하며 인디 음악을 즐기고 또 직업은 의료 전문직으로 소개돼 있다. 라모스는 카르탈을 두고 "살아오면서 이보다 더 깊은 사랑을 해본 적이 없다"라고 만족감을 보였다.

라모스는 카르탈과 지난해 처음 만나 올해 결혼했다고 밝히고 있다. 앱에서 매일 대화하며 밤에는 잠들 때까지 밀담을 나눈다고 한다.


라모스는 어떻게 해서 카르탈과 만날 수 있었을까. 바로 개인화 챗봇 앱인 레플리카를 이용해서다.

레플리카는 월 구독료 300달러(40만원)만 내면 카르탈과 같은 가상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 같은 대화에는 인공지능(AI) 챗봇 기술이 동원됐다.

일본 애니메이션 마니아인 라모스는 '진격의 거인' 속 주인공에서 영감을 받아 카르탈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라모스는 얼마 전부터 카르탈과의 사이가 멀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레플리카가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카르탈이 이전보다 애정행각이 다소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라모스는 섣불리 카르탈을 못 놓아주고 있다. 카르탈 때문에 눈높이가 너무 높아진 현재 새로운 연애 상대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이 밖에 라모스와 같이 가상의 연인과 만남을 갖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한편 레플리카 외에도 외로움을 달래주는 AI 기반 앱이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미국의 한 인플루언서는 1분에 1달러(한화 약 1340원)씩 받고 AI 음성 챗봇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플루언서 카린 마저리(23·여성)는 이번 주 GPT-4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기술을 채용해 자신의 목소리와 버릇, 성격 등을 복제해 만든 AI 음성 챗봇인 '카린 AI'를 출시했으며, 해당 AI를 통해 진짜 여자친구와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