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이 전국 부촌 1위로 올라섰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서초구 반포동을 따돌린 것이다. 2019년만 해도 압구정동은 개포와 반포에 밀려 집값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3일 파이낸셜뉴스가 부동산R114에 의뢰해 3.3㎡당 평균 매매가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 압구정동은 ‘재건축 재테크 끝판왕’으로 통한다. 부촌 지형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통계를 보면 지난 5월 26일 기준으로 압구정동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9811만원으로 1위로 올라섰다. 2위는 서초구 반포동으로 3.3㎡당 9727만원이다.
반포동은 ‘아크로리버파크’ 등 새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2017년부터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특히 2022년에는 평균 매매가격이 1억85만원으로 1억원을 첫 넘어서기도 했다. 1억원 돌파는 반포동이 처음이었다. 압구정동은 2위와 3위 자리를 유지해 왔다.
올해 들어 부촌 1위에 압구정동이 올라선 것은 재건축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대비 올 5월 매매 평균가를 분석해 보면 압구정동이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압구정동의 경우 3.3㎡당 매매가가 2022년말 9814만원에서 올 5월 중순에는 9811만원으로 소폭 줄었다. 반면 반포동은 이 기간 동안 1억85만원에서 9727만원으로 압구정보다 낙폭이 컸다. 압구정동의 경우 올 들어 재건축이 속도를 내면서 하락폭을 줄여준 것이다.
서울시 재건축 기획안은 용적률을 법적 상한인 300%가량으로 끌어올리고 일부 지역은 최대 500%까지 허용해 준다는 게 주요 골자다. 최고 70층까지 올릴 수 있게 된다. 계획대로만 진행하면 압구정 일대는 초고층 미니 신도시로 변모하게 되는 셈이다.
압구정 M 공인 관계자는 “현재 급매물은 거의 다 빠진 상태”라며 “거래는 많지 않지만 조금씩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기대감으로 현재 나온 물건 대부분이 평당 1억원 이상이다”고 덧붙였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전국의 모든 부자가 관심을 갖는 명실상부한 전국구 부촌으로 압구정 변신은 시간문제다”고 분석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