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뉴스1) 고승아 기자 = "2018년에 남주조연상부터 주연상까지, 상을 10여 개나 받았는데도 갈증이 있냐고 묻더라고요. 근데 당연히, 너무너무 갈증이 있죠."
주지훈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칸 호텔 그레이 달비옹 살롱에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탈출: PROJECT SILENCE, 이하 '탈출') 인터뷰를 진행했다.
2018년 '공작' 이후 5년 만에 칸에 온 그는 "지난 번에 왔을 땐 나도 안 그럴 줄 알았는데 떨렸고, 이번에는 즐겼다"라며 "사실 경쟁 부문도 아니고 떨릴 게 없지 않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공식상영 후 약 4분간 기립박수를 받은 것에 대해 "사실 기립박수 받는 게 참 익숙하지 않다"며 "어쨌든 두 번째인데도 기쁘면서도 쑥스럽고, 어디를 봐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좋은 의미"라며 웃었다.
지난 22일 밤 0시30분 팔레 데 페스티발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진행한 '탈출' 미드나잇 스크리닝을 통해 영화를 처음 봤다는 주지훈은 "어떻게 나올지 걱정이 많았는데 보면서 놀랐다"며 "한국영화 기술이 이렇게 발전했구나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탈출'은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갯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굿바이 싱글'의 김태곤 감독이 연출하고, '신과함께' 시리즈의 김용화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캐스팅 당시에 대해 "애초 캐스팅이 나오기 전부터 감독님이 '이런 얘기가 있는데'라고 해서 '그냥 재밌겠다' 싶었는데 어느날 내게 대본 리뷰를 해달라고 하더라"며 "그러곤 어떠냐고 묻길래 대중적 장르에서 재밌게 봤다고 하니까 '너 한번 해볼래?'라고 하더라, 그냥 슥 넘어가는 느낌으로 하게 됐다, 같이 하는 형들도 워낙 좋으니까"라고 밝혔다.
렉카 기사 조박을 맡은 주지훈은 역할을 위해 장발에 탈색한 헤어 스타일의 가발을 썼다. 또 후줄근한 옷차림과 껄렁거리는 말투로 조박을 구현했다.
이에 대해 "헤어랑 옷 등 전체 스타일링은 내가 했다"라며 "누군가를 비하하려는 건 아니었고, 사실 내 선입견일 수도 있는데 어렸을 때 무서운 형들을 보면 떠올렸던 그런 선입견을 반영하면 재밌겠다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박은 타인에 대한 배려심 없이, 큰 사고가 나도 '대박'이라고 말하지 않나, 그래서 그런 모습을 위해 긴 머리 가발을 쓰고 나왔더니 촬영감독님이 '이거야'하고 카메라로 바로 찍더라"며 웃었다.
특히 미드나잇 스크리닝 상영 당시 조박의 대사에 관객들이 웃음을 보이곤 했다. 이에 "여기는 마치 스포츠 중계를 보는 것처럼 영화 중간에 박수도 치고 환호를 하는데, 그게 기분이 좋았다"며 "사실 찍은 사람 입장에선 시사회 때 옷이 다 젖을 정도로 불안한데, (이런 반응이) 좋더라"고 전했다.
외향적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한 부분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은 없었냐고 하자, "애초에 그런 건 없다"며 "'궁'으로 데뷔했을 땐 그런 모습에 대한 니즈가 있었고 너무 감사하지만 다른 것도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궁' 때는 젊고 어리니까 나한테 명확하게 원하는 게 있었는데, 이제 나이도 들면서 그런 게 여러 가지로 쪼개지고 있고, 저도 그걸 재밌어 한다"며 "어릴 땐 힘으로 지르고 나갔다면, 지금은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방향을 가기 위해서 바람을 탈지 고민하게 되더라, 그러면서 고착화된 이미지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것도 재밌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8년('신과함께' '공작' '암수살인')에 여러 부문에서 상을 10여개나 받았는데도 갈증이 있냐는 얘기가 나오곤 한다, 근데 당연히 갈증이 너무너무 있다"라며 "최근에 '길복순' 보면 (황)정민이형이 카메오로 나와서 하는 걸 보니 너무 감동적이더라, 저런 것도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고 그런 모습을 보면 나도 '파이팅'이 된다, 선배들의 좋은 영향을 받는 행복한 세대"라며 미소지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