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인플루언서 카린 마조리(23)가 AI 스타트업 ‘포에버보이스’와 손잡고 ‘카린AI’를 이달 초 선보였다.
카린AI는 마조리를 모델로 한 음성 챗봇으로, GPT-4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기술이 사용됐다. 카린AI는 마조리의 목소리와 버릇, 성격 등을 2000시간 넘게 학습했다. 팬들은 1분당 1달러(약 1300원)을 내면 카린AI와 사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카린은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카린AI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팬들이 매일 메시지를 보내지만 메시지 수가 너무 많아 1년 전부터 일일이 답장을 보낼 수 없게 돼 안타까움을 느꼈다"라며 "팬들의 외로움을 치료해주고 싶어 카린AI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해당 서비스가 출시되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카린AI는 출시 닷새만에 10만달러(약 1억3400만원)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서비스 이용 대기자가 수천명 생기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용자의 98%는 남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WP는 이 같은 성장세로 미루어 볼 때 앞으로 월 500만달러(약 66억9800만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리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카린AI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소통은 빌미일 뿐, 돈을 받고 이용자들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사이버 성 산업'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또 카린AI에 중독된 이용자가 실제 마조리를 상대로 스토킹 등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포에버보이스' 존 마이어 최고경영자(CEO)는 "팬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카린AI를 만든 것이지, 성적인 욕구 해소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이어는 "카린AI가 명성을 얻으면서 'AI 여자친구'라는 콘셉트에 분노한 사람들로부터 협박도 받고 있고 이로 인해 거처도 옮기고 보안팀도 새로 꾸려야 했다"라며 "악용 여지에 대해 여러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 조만간 최고윤리책임자를 임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